일 년에 한 번씩 있는 Faith Community Wide Garage Sale이 있는 날이었다. 지난 2월부터 미니멀리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천천히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었고, 아직도 쓸만한 좋은 물건들은 지인들에게 나눠주던지, 현지 사역을 하시는 선교사님과 필리핀 사역자들에게 기부하고, 애매한 물건들만 garage sale에 내놓았다.
매년마다 가라지 세일 이벤트에 참여하고 늘 살림을 줄이고 정리해왔는데, 솔직히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었다. 가진 게 많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가라지 세일은 지금까지 했던 다섯 번의 가라지 세일 중에서 규모가 제일 작았었다. 남편이 출장을 가고 없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판을 크게 벌리지도 않았지만, 이미 처분한 물건들이 많았어서 가볍게 치른 듯하다.
어젯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 함께 기도하면서 가라지 세일을 위해 기도했고, 우리들의 물건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어 잘 쓰이기를 기도했었다.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막판에는 아이템당 5페소(10센트도 안 되는 액수)에 파는 수준이었으니. ㅋㅋ
소유한 물건의 수가 줄어드니 마음에는 여유가 생기는 듯하다. 참 묘하게 좋은 기분이다. 계속 줄일 수 있을까?
아이들은 딱지를 득템 했다. 따라 나올 때는 다른 물건들은 절대로 사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지만, 결국은 돈을 쓰고 말았다. 대신 본인들의 용돈에서 산다고 해서 허락해 주었다. 집에 와서 딱지 나누기하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들. 이걸 위해 자그마치 50페소를 썼다. ㅋㅋ
A는 또 막상 자기 물건을 파는 것을 보니 변심해서는 팔지 않겠다고 하기도 했었다. 그러면 네가 엄마한테 사라고 했더니, 사겠다고. 대신 형꺼를 사겠다고 (같은 아이템으로 하나씩 갖고 있던 것인데, 원래 본인 꺼가 더 낡아 보였는지 형꺼로 스위치! ㅎㅎㅎ). 결국, 난 아들에게도 물건을 판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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