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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의심 많은 도마?

요한복음 수업이 이제 며칠 후면 끝이 난다. 그동안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마지막 assessment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웠는가에 대한 assessment라기보다는, 내가 제대로 전달을 했는지에 대한 평가에 가까운 것 같다. 

Zoom으로 수업을 하면서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나 혼자 떠드는 것을 애들이 귀 기울여 들을 리 없고, 그에 따르는 아이들의 의견과 질문을 받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이 아이들의 나이 즈음되면 줌 수업 시간에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는 상당히 눈치가 없는, not cool한 아이가 되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수업은 싫고,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궁금하고, 어떻게든 interactive 한 방법을 incorporate 시켜야 했는데, 이런 삶이 지쳐서 일까? 어떠한 창의적인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적어도 줌으로 interact 하는 것이 편하게 다가와야 하지 않을까 싶어, 엄청 간단한 과제물을 만들고, 줌을 통해서 breakout room feature를 사용해 3명이 한 팀이 되어 답을 하게 했다. 서기를 뽑고, share screen을 하고, 서로 답을 찾는... 그런 간단한 작업을 시켜봤다. 오... 애들이 생각보다 잘한다. (물론, 비디오 끄고 말 한마디도 안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줌 토론을 시도해도 될 듯하다는 판단이 섰다.

face to face 수업이었으면 토론의 주제 자체도 자유롭게 찾아가게 하는데, 이번에는 명확한 틀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토픽을 정해주었다. 대부분 선교사 자녀이거나,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 평생을 기독교 학교에서 보낸 반 아이들에게 제자 "도마"는 어떤 사람으로 이해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도마"를 주제로 잡았다. 물론, 요한복음 20장에는 재미난 주제들이 많이 담겨 있다. 내가 선교사니까 요한복음의 commission passage를 해야 될 것 같은, 아무도 주지 않는 부담을 (아주 잠시) 느꼈으나,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토론의 주제를 생각해보니, so-called "의심 많은" 도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의심도 없이, 그냥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간혹 부모의 신앙이 자신의 신앙인 듯 착각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에게 "도마"의 행동은 어떻게 이해가 될까? 

"What did Thomas have? Honest doubt or unbelief?" 토론 토픽을 던져주고, 다시 breakout room으로 나눠 소그룹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하고, 토론 후에는 개인적으로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을 정리해 제출하게 했다. 그리고 제출한 답 중에서 몇 가지를 뽑아서 Padlet에 anonymous 하게 올리고, 각 의견에 대해서 답글을 다는 과제를 추가로 주었다. 답글 다는 과제는 평상시에 조용한 학생들도 keyboard warrior로 변신시켜준다. ㅎㅎ 

"도마가 가졌던 마음은 합리적인 의심이었을까, 아니면 불신이었을까? evidence를 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그나마 도마는 예수님의 못 박힌 손과 발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우리들은 무엇을 근거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을 수 있는가?" 대략 이것들이 핵심 질문들이었다.

토론 중에 마음이 바뀐 친구들도 있고,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토론이었다.

  • I think there was just some honest doubt lingering in the back of his mind before he actually met Jesus. I feel sympathetic to Thomas because it was so sudden for him that he probably didn’t want to have false hope.
  • Thomas only heard of Jesus’ resurrection. He wasn’t there to witness this happening. Rising from the dead is near impossible, and to tell the truth, I wouldn’t have believed either. This shows that Thomas might not have full faith in God and caused him to be a bit suspicious.  
  • To tell the truth, I was kind of on both sides, honest doubt and unbelief. But this question really changed me to honest doubt. If Thomas had lingering doubt, then he wouldn’t have truly believed (even after he met Jesus in person). But Thomas fully believed in Jesus, which proves that he just needed a bit more evidence, like all humans do. 
  • He was probably just shocked so in the moment he couldn’t believe it. He was also still grieving the death of Jesus so he didn’t want false hope that Jesus was alive.
  • He had doubt even though he knew that Jesus was going to rise and honestly that's fine because I think that's what a normal person would do.
  • Believing is more difficult than doubting.

(도마의 unbelief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던 친구들의 글은 안타깝게도 글로 제대로 표현이 안 돼서 위에 리스트에서 생략됐다.)

다음 주에 21장 마무리하고 총정리 후에는 요한 서신서 레슨이 시작된다. 12월 중순까지 잘 달려야 한다. 서신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아직 그림이 안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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