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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방전 drained out

Jan 27, 2015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완전한 방전된 상태. 이번 출장 기간은 유난히 힘들었다. 아이들도 제법 잘한 것 같은데 난 왜 이렇게 힘이 들었을까.

 

남편이 돌아왔는데도 하나도 좋지 않다. 12일 후에 더 긴 출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기분이 우울하다. 많이 우울하다.

 

‘내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사나…’라는 생각을 (그것이 진심도, 진실도 아님을 알면서도) 많이 했었다. ‘에잇, 삐뚤어질 테다!’ 하면서 막 생각했다. 힘 빠지는, 영양가 없는 생각들.

 

하나님께 수차례 물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삶이… 제발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 주세요.

 

난 남편이 출장가는거 싫다. 정말 싫다. 아주 많이.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이런 일에 더 익숙해지려나 몰라도 지금은 남편이 긴 시간 집을 비우면 나도, 아이들도 너무 힘들다.

 

아빠가 안 계시는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J군은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때리고 하루 종일 울어대는 사태까지 갔다. A군은 아빠가 안 계실 때는 (짜증이 많기는 했지만) 잘 한 편이었는데, 아빠가 돌아오니 아빠가 자기 눈에서 사라지기만 해도 불안해하는 현상을 보인다. 급기야 오늘은 낮잠 시간 내내 아빠를 부르며 울면서 자다 깨다를 수없이 반복. 이 녀석은 확실히 후폭풍이 더 크다.

 

그리고 난? 난 충전이 좀 잘 안 되고 있다. 말씀을 보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대화를 나누는 것도… 모든 면에서 소극적이고 피상적이고 깊이도 없고 재미도 없다.

 

남은 12일 동안 빨리 재충전이 되어야 또 다른 아빠의 부재의 시간들(이번에는 더 긴 출장인데…)을 견디고 버틸 수 있을텐데… 주여, 나를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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