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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Recommitting 일상과 헌신

Aug 31, 2016

안식년을 마치고 사역지로 돌아오기 바로 전, 미국에서의  마지막 주일 예배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하나의 씨앗 교회에서 드렸었다. 어찌어찌하여 설교까지 하게 되어서 엄청 떨리는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오래전 일 같은데 고작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러갔다고 생각하니, 지난 한 달은 우리에게 정말 폭풍과도 같았구나.

사역지로 돌아와 두 번째 텀을 시작한지 한 달의 시간을 넘기면서 말로 다 나누지 못 한 특별한 은혜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첫 번째 텀에 가졌던 많은 질문들과 고민들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이번 텀을 통하여 어떻게 답하실까 기대한다. 더 깊은 그분에 대한 "앎"으로, 또 더 깊은 헌신으로 인도하실 줄 믿는다.

하나의 씨앗 교회 가족분이 블로그에 남겨주신 글을 이 곳에 옮겨 본다. 읽으면서 다시 한번 오늘 하루를 주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고자 다짐하고, 이 하루를 주님께 committ 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다시 한번 주님의 은혜를 붙든다.


 

일상과 헌신

어제 주일 예배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민동식-한지은 선교사 부부가 왔다.
한지은 선교사가 설교를 했는데, 설교 내용도 물론 참 좋았지만…
그 설교를 들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설교중 참 내 마음을 많이 울렸던 것은, 기억을 되살려서 quotation을 하자면 이런 것이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상적인 일을 하면서 과연 이것이 선교일까 하는 고민을 한다”

선교사가 해주는 참 삶이 담겨있는 말이었다.

나는,
흔히 기독교 써클에서 ‘일상성’이라고 이야기하는 표현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상성을 이야기할때 흔히 우리는 일상을 하나님께 헌신하지 않은 내 comfort zone으로 기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련회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을 할때,
수련회때 많이 ‘은혜 받았지’만, 이제는 들뜬 마음 다 가다듬고 원래상태로 복귀한다는 말인데…
사실 수련회를 제대로 했다면, 원래 상태로 복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같은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살아가는 일상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일상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내 욕망을 추구하는 것을 ‘일상’이라는 언어로 순화시켜서 이야기하는 요즘 기독교의 어떤 흐름이 대단히 불편하다.

젊은 한 선교사가 ‘일상’의 무기력함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선교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제국의 모든 안락함을 누리면서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헌신을 피해가는 것과 같을 수는 없다.

젊은 선교사의 고민은,
이렇게 헌신 했으나, 마치 내 열심으로 더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답답함, 그 속에서 마치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는 것과 같은 무거음을 ‘일상’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두 어린아이를 남편과 함께 키우면서 타국에서 고군분투 하는 젊은 여자 선교사가 일상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과,
제국의 안락함을 조금 더 누려보고자 버둥거리면서 자신의 욕망을 더 채우는 것으로부터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믿음은,
어쩌면 본질적으로 다른 믿음일지도 모르겠다.

일상성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헌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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