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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은혜로다, 주의 은혜!

Aug 2, 2016

은혜 안에 머물러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다바오로 돌아온 지 6일째.

정말 기적과도 같은 7월을 보낸 듯하다. 동부를 떠나, 서부로, 또 엘에이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만난 사람들, 동생네 가족과 함께한 여행, 미국에서의 마지막 밤 호텔방에서 미친 듯이 짐을 꾸리고는 선잠 자고 비행기 출발 다섯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 그 날 아침 (샌프란의 트래픽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 그리고 짧은 한국 방문, 2시간 겨우 눈 붙이고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순간, 마닐라에서 커스텀 통과하고 국내선 갈아타면서 가방 무게 맞추느라 남편과 함께 머리를 굴리며 마지막까지 벌인 007 작전…

약 16일간의 사역지 복귀를 위한 여행을 하면서… 결론에 도달했다. 다바오에 돌아온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내 삶 자체가 기적이라는!

덥고 습하고 시끄럽고 더럽고 복잡하고…

이런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 내가 당연히 싫다 여기는 것들이 예상 외로 나를 그렇게 크게 bother 하지 않는다. 신기할 정도로. 일부러 덤덤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데?

음… 뭐지? 이 느낌? 이게 왜 다 괜찮은거지?

나는 white noise 앱을 틀어놓지 않고는 밖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온갖 동물소리, 벌레소리, 가라오케 소리, 등등) 잠을 잘 수가 없는데, 이번에 다바오에 돌아와서는 white noise 앱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싶지만, 단지 그 이유만이 아닌 것을 나는 잘 안다.

은혜 가운데 있다는 것. 주님의 은혜가 나를 붙들고 계시다는 것을 요즘 피부에 닿게 느끼고 있다.

이것이 두 번째 텀을 맞이하는 선교사의 내공인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어제까지 없던 내공이 오늘 갑자기 생긴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 듯하다.

두 번째 텀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를 이렇게 딱 붙들어 메어 놓으신 주님의 은혜가 느껴진다.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우리를 붙들고 있는지도 느껴진다.

은혜로다, 주의 은혜. 한량없는 주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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