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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교회 문화이지 신앙이 아니지 싶다.

Mar 29, 2017

나도 참 많이 변했구나…

울 엄마는 우리가 4대째 믿는 집안이라는 것에 대해서 늘 자랑스러워하셨다. 내가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할 때부터 믿는 집안으로 시집을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기에, 난 초등학생일 때 이미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조건을 읊을 수준이었다.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보수적인 교회에서 자랐고, 교회 문화에 아주 잘 길드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일날 아침 예배, 오후 예배, 저녁에 무슨 무슨 헌신 예배에 다 참석했었고, 어린이 성가대 대원으로 활동했으며, 특별 새벽 기도, 철야도 엄마를 따라 열심히 다녔다. 말씀이 좋다는 목사님 소문만 들으시면, 엄마는 나를 데리고 그 교회에 오후 예배를 드리러 가셨었고, 중학교 때는 방과 후 교복 차림 그대로 엄마가 수요일마다 참석하시는 성경 공부 모임에도 따라 간 기억이 있다 (당시 연세대 신학 교수님께서 인도하시던 모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던 바로 그날 오후에도 울 엄마는 음악적 재능이 전혀 없는 나를 피아노 학원에 보내기 시작하셨고, 딱 교회 피아노 반주할 만큼만 치라고 하실 정도였다.

게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는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보수적인 남침례교단 소속의 교회에 다니게 되었고, 신학까지 남침례 교단 소속 학교에서 했으니, 나에게 있어 “옳은” 신앙이라는 틀은 지극히 보수적인 관점에 기초했었고(솔직히 그게 성경적이라고는 말하지 못 하겠다), 이런 관점을 깨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이었다 (성령님의 역사가 없이는).

그런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했던 신앙의 모습은 한 분이신 참 하나님을 믿는 것과 그가 보내신 아들 예수의 관계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저 교회가 맞다고 가르쳐 온 교회 안의 문화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난 최선을 다해서 그것을 따르려 했었고, 그렇지 못 한 다른 이들을 판단했었다. (주님, 저의 무지를 용서하소서.)

그렇다면 지금 나는 날나리 신자가 된 것일까? 최근 내 마음이 어느 정도냐면, 내가 이러다 가나안 선교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까지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에는 깊이 생각도 해본적 없는, 교회 안에서 당연시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거부감들을 나열해본다.

  • So-called 강대상은 예배 시간에 대표 기도를 하거나, 광고를 하거나, 말씀을 전할 때 회중에게 전달력을 최적화하고자 전략적으로 지정한 자리일 뿐 더 거룩하거나 덜 거룩한 자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여자가 올라가도,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상관이 없어야 한다.
  • 예배 시간에 full band로 주님을 찬양하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악기가 없다고 해서 찬양할 수 없지 않다. 피아노 반주가 없으면 예배를 못 드리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초대 교회 때도 피아노는 없었다.
  • 사람이 없으면 일도 없어야 한다. 일을 위해 사람을 억지로 끼어 넣는 것은 옳지 않다. 일을 중심으로 사람을 보면, 일하지 않는 사람은 교회에서 불필요한 사람처럼 여김 받게 된다.
  • 위와 같은 맥락에서 교회를 잘 돌리는 것이 교회 사역이지 않다.
  • 아이들이 예배 시간에 뛰논다고 “거룩한” 예배가 방해 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배를 방해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지, 아이들이지 않다.
  •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유아실을 만들어 격리하는 것은 그들보고 영적으로 죽으라고 하는 말과도 같다. 주중에 육아로 지친 심신이 말씀으로 힘을 얻는 시간마저 빼앗게 되는 꼴이 된다.
  • 가만히 앉아서 점심밥 얻어 먹을 생각만 하는 남성 성도들이여! 화 있을진저! 회개하라. 디저트라도 서브하라!
  • 교회 밥 하는 것만이 나의 사명이라고 여기는 여성 성도들이여, 깨어날지어다! 밥보다 중한 것이 있으니! (귀한 섬김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 성도는 나의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따져봐야 본분을 다한 것이다.
  • 말씀의 역사는 설교의 현장에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일상과 관계 사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야 진짜다. 고로, 말씀을 전하는 사람도 일상과 관계 안에서 말씀과 씨름한 흔적 없이 (so-called) 단에 오르면, 다 티 난다. 모를 것 같지만 결국에는 다 드러난다.
  • 교회 안의 남존여비 사상. 토나온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여자이기때문에 또 어리기 때문에 나를 함부러 대했던 전도사, 목사들, 선교사... 너무도 많다.)

확실히 요즘 마음이 삐딱하다. 주님, 긍휼히 여겨주소서.

(to be continued…) 하지 말아야겠다. 심한 말 나올지도 모른다. 자체검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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