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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American Independence Day  in the Philippines

Jul 4, 2014

 

미국 독립 기념일을 기념하자며 미국 선교사님들께서 cook out을 준비하셨다. 각자 먹을 고기는 알아서 챙겨 오고 대신 각 가정에서 챙겨 온 side dish들은 다 함께 나눠 먹는 그런 스타일의 cook out이다.

 

우리는 정말 단순하게 함께 놀고 싶은 마음에 참여했다. 비록 fireworks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뭔가 소풍 가는 분위기 아닌가. 미국에 있었으면 교회 가족들하고 공원이라도 가서 바비큐 했을지도 모르는데…

 

미국식으로 핫도그만 준비해서 간단하게 먹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핫도그 사러 마트에 갔다가 손이 떨려 사지 못 했다. 웰케 비싸. 핫도그를 그 돈 주고 사 먹느니 차라리 삼겹살을 먹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결국에 그런 나의 생각은 현실이 되어 남들 다 grill에 핫도구 굽고 햄버거 굽고 하고 있는데 우리 가족만 한쪽에서 부르스타 켜놓고 삼겹을 굽는아주 멋진 그림이 그려졌다. 음하하하… 처음에는 좀 이상할까 싶었지만 분위기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구워 먹었다.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의아해 했을 것이다. 저 동양 가족은 미국 독립기념일 cook out에 왜 왔으며 먹고 있는 저것은 또 뭐람? 하지만 나는 안다. 우리를 아는 몇 분들은 우리가 그냥 그런 자리에 나타나 얼굴만 비춰주어도 고마워하신다는 것을.

 

“한국 선교사들이 이런 모임에 오는거 어려워하는 거 알아”라고 우리에게 종종 말씀하시는 분들이다. “그래서 너희들이 이런 모임에 와 주는 거 정말 고마워”라며 뻘쭘한 우리들을 격려해 주시는 분들.

 

정말 그렇다. 미국에 20년 이상을 살았어도 이런 모임에 가는 일은 어느 정도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우리 부부는 둘 다 introverted 아닌가.

 

사실 귀찮으면 안 갈 수도 있는건데… 가끔 난 이런 일을 마치 나의 사명인 양 참여하게 된다. 선교사 community 안에서 minority로서 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어떤 말로 딱히 설명하기조차 정말 애매~~~~ 한 사명.

 

평상시에 우리한테 별로 말을 안 거시는 어떤 미국인 선교사님께서 갑자기 자기 음식 접시를 들고 나타나서는 우리 테이블에 앉으신다. 어? 분명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고 계셨었는데…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그렇게 우리 자리에 앉으시더니 처음에는 맞은편에 앉은 A군이 야채를 잘 먹는다고 칭찬도 하시고 J군 보고도 뭐라고 말을 하시고 그러신다. 우리는 아직도 어리벙벙한 상태. 둘 다 속으로 이분이 갑자기 우리 테이블에 왜 오셨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더니 이런 말씀을 하신다. “너네처럼 양쪽 문화를 어느 정도 아는 가정들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선교에도 trend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요즘 trend가 많이 바뀌었다. 현장에서 40년 가까이 지내신 그분은 아마도 그걸 더 잘 느끼실지도…

 

속으로 생각했다. “me,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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