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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힘든 한 주를 보내며...

이번 한 주. 힘들었다. 속썩이는 학생 하나 때문에 내 속이 다 뒤집혔다. 중2병의 전초 증상으로도 보인다. (물론, 난 "중2병"이면 다 봐주는 그 문화가 무지 맘에 들지는 않는데...) 그 학생이 하는 행동, 말 하나 하나가 나를 거슬렸다. 나, 은근히 예민한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상황 파악이 느린 사람도 아니다. 이 아이는 나하고 한판 해보자고 달려들고 있었다. personally take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빈정이 상한다. 나에 대한, 아니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너그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사랑이 이기지 않나. 그리고 그 사랑은 가장 기본적으로 인내로 표현되지 않던가. 그래서 내 성질을 죽이고 차분히 하나 하나 deal 해가며 순서를 밟아 나갔다. 이 문제를 오래 끄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생각이 들었지만, 또 한 편으로 내가 가르치는 과목이 성경이기 때문에, 내가 믿고 붙들고 있는 신념과 가르치는 내용들이 상충해서도 안 되며, 그것을 살아내려고 애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전달하고 싶었다.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이 시작되고 나서 우리 모두는 abnormal한 삶을 살고 있다. 뉴노멀이라고도 하지만, 그것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더라도 많은 부분은 비정상적인 삶의 방식들에 대해 적응하려고 애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의 교육이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교육 자체가 우리들의 삶의 center 자리 잡거나 우리의 일상을 drive 하는 어떠한 force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며, 자신들의 얼마나 힘들에 온라인 수업을 하는지 알아주기 바라는지는 이해한다만은, 그러나 인간의 기본적인 "인간됨"을 무시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그냥 봐줄 수가 없다. 

진정성이 전혀 담기지 않는 사과의 이메일을 받았다. 누군가의 사과가 사람을 더 불쾌하게, 또는 찝찝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 아이를 blame 하지는 않는다. 그 녀석의 싸움은 사실은 자신의 신앙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best friend라고 하는 예수님이 연락이 닿지 않아 답답해 하는, 그래서 혼란에 빠져버린 그 아이의 마음을 누가 알아 줄 것인가 말이다. 예수님과 우리가 마치 무소식이 희소식이야...하며 사는 사이?이라는 사실을, 어른들은 숨기고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이 아이는 그것이 너무 싫은 것이다. 그러면서 지상대명령을 완수하려는 삶의 노력이 얼마나 부담스럽고 억지스러운지, 그 아이는 어른들의 삶을 보며 회의감에 빠져버린 것인데... 그런 아이를 내가 어찌 blame 하겠냐는 말이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학생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reach out 해야 하는 것인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지, 여러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하다.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도 되지 않으며, 머리가 딩딩거리며 아프다. 이런 내 상태는 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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