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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연결

다바오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 선교사가 있다. 낯가림이 심하고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오히려 누가 나한테 말걸까봐 무뚝뚝한 얼굴로 도망가듯 지나가는 나를 그냥 보내지 않고, 고맙게도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고, 심심하면 연락해서 같이 커피 마시러 가자고 불러주는 멕시코계 미국 친구다. 선교 단체 소속도 카리스마틱 교단 소속이라서, 굉장히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풍기는 우리 단체와도 모든 면에서 다른 점이 많은 친구다. 하지만, 언제나 나의 안부를 먼저 물어봐주고, 어디서 속 얘기 잘 안/못 하고 (할 때도 없는...) 나지만 그래도 맘 편하게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넑두리를 늘어 놓을 수 있는 친구. 

그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자기 부부가 섬기는 M그룹 내에 성경 번역을 하고 싶어하는 사역자가 있는데, 혹시 연결이 가능한지 물어봤다. 리소스가 너무 없다고. 언어 그룹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우리 단체 동료와 그 이야기를 나눴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우리 앞 집에 살던 일본계 동료 선교사가 그 언어 그룹 번역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가족 사정으로 일본으로 돌아가서 사역을 하고 있는 중인데, 바로 페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현지인 목회자와 연결을 시켜주었다. 선한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인간 관계도 넓지 않고, hermit crab처럼 많은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지만, 이렇게 중간 역할하는거, 왠지 나랑 잘 맞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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