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전화 통화를 잘 하지 않게 되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동남아에서 10년을 살며 생겨난 버릇인 것 같다.
처음 동남아로 이주했을 때는 그곳에 아는 사람이 없어 전화할 일이 없었고, 당시 전화 통화 비용도 비싸서 문자를 주로 사용하고 전화 통화는 거의 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것도 선교지에서 살다 보니 훨씬 나중 일이었다.
그렇게 전화 통화는 나에게 점점 생소한 소통 방식이 되었다. 사역지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화를 거의 걸지 않을 뿐더러, 오는 전화도 잘 받지 않았다. 전화기는 늘 missed call로 가득했는데, 한참 후에야 알았다. 내 전화는 전화가 와도 소리나 진동이 나지 않도록 설정해 두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걸 안 뒤에도 세팅을 고치지 않았다. ㅋㅋ
어렸을 때는 친구에게 아무 때나 전화를 걸어 긴 수다를 즐기곤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거의 없다. 친구도 많지 않은 성향이지만, 그나마 있는 친구들도 직장 일과 아이들 라이드로 바쁜 일상을 보내니 통화를 하려면 날짜를 미리 잡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아무 때나 전화 걸어 수다 떨 수 없는 인생이 된 것이, 조금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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