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인들과 안부를 주고받다 보면, 그들의 교회 목사님 설교에 대해 내 의견을 묻는 경우가 있다. 설교 내용이 어땠는지, 혹은 해석이 맞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솔직히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 난처하다. 나도 성경 교사로서 나름의 해석이 있지만, 그것이 항상 옳다고 말할 수는 없고, 더군다나 설교는 설교자의 깊은 기도와 묵상이 담긴 결과물이기에, 내가 그것을 쉽게 평가하거나 판단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왜 이런 상황이 자꾸 반복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정말 이토록 많은 성도가 설교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성도들의 마음에 드는 설교란 무엇일까? 그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걸까?
설교라는 형식은 본질적으로 한 사람의 해석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자연히 다양한 관점이나 공동체적인 대화를 경험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말씀 중심의 기독교 예전이 지닌 본질적인 특성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설교자의 풀이만 계속 듣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나 또한 이 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한 사람은 한국인 중년 남자 목사다. 그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말씀을 읽어낼 수 있는 관점에 있어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설교에 대한 기대를 높이지 않게 된 것 같다.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어떻게든 설교를 들을 때 그 안에서 나 스스로 말씀을 공부하고, 필터링하며, 하나의 takeaway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가끔은 이게 이렇게까지 노력할 일인가 싶기도 하다.
공동체적 성경 읽기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성경 공부마저 한 사람의 이야기만 듣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경 교사로서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