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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기도: 아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Apr 3, 2014

 

어젯밤 수압이 낮아서 따뜻한 물이 안 나와 (더워서 찬물 목욕 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 애들은 찬물 목욕 진짜로 느무 느무 싫어한다) 애들 씻기는데 곤욕을 치른 것도 모자라 예고 없이 전기까지 끊겨서 애 먹은 생각을 하면서 “J야, 오늘도 전기 끊기면 어쩌지?”라는 말을 했는데 J의 말이 (너무도 simply) 기도하면 된단다(약간 엄마 가르치는 말투?). 기도하니까 금방 전기가 들어왔다면서 (정리하자면 대강 그런 말이었다. 정확하게 quote on quote J가 한 말이 기억이 안 난다) 한다는 말이 “그래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기도했잖아!” 그런다.

 

정말 그랬다. 목욕 시키지마자 땀에 젖은 아이들 보면서도 선풍기 조차 돌릴 수 없는 상황. 이 더운 날씨에 녀석들 어찌 재우나 고민하면서 손전등으로 bed time story book들을 읽어주고 그러고 있는 그 찰나에 전기가 들어와서 진심 감사한 마음으로 J가 잠자리에 드는 기도에 전기 들어오게 해 주심을 감사하는 기도를 함께 드렸는데… 아들이 그 기도를 기억한다.

 

순간 내가 드리는 기도를 이 녀석이 얼마나 귀담아 듣고 있는지 깨달았고, 어떤 말이라도 허투루 기도하지 말아야 할 것을 다짐하게 되었다. 아들의 말이 나를 정신 번쩍 나게 했던… 왠지 모를 흐뭇함이 있었던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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