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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요한복음 21장: 에필로그

Mar 27, 2014

 

목요 성경 공부에 다녀왔다. 드디어 요한복음의 마지막 장이다.

 

다른 복음서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는 엔딩이다. 요한 자신이 아닌 요한의 제자가 훗날에 insert 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어쨌든 다른 복음서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획기적인(?) 오프닝을 기록한 요한 복음서이니… 에필로그.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21장에는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restore하시고 reinstate하시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밤이 새도록 고기 잡느라 애쓰고 있는 제자들을 위해 빵을 준비해 주시고 불도 피우시고 아침을 준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실컷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 미션을 줬더니만 베드로 따라서 다 엄한 곳에 가서 고기 잡는다고 삽질(?)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책망의 말씀 한마디 없으시다.

 

베드로에게 이들보다 나를 사랑하냐고 물으신다. ‘these’라는 지시 대명사에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나는 “여기 다른 제자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신 것으로 해석한다. 이 해석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지금 다 여기에 쓰기는 그렇고… 요한복음 전체에서 보이는 베드로에 대한 모습에 근거하여 이 해석이 제일 probable 하다고 본다. 다른 제자들과 달리 늘 튀는 모습을 보여준 베드로. 난 얘네들과 좀 급이 달라..라는 생각했을지도…

 

그런 베드로가 publicly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다. 아.. 난 완전 망했어. 내 주제에 예수님의 새로운 미션이 웬 말이야. 난 자격이 없지. 그냥 전처럼 고기나 잡자. 먹고는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예수님을 사랑했다. 그의 사랑은 온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았지만 그가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마음을 주님도 아셨다.

 

그 믿음이 있었기에, 그 신뢰가 있었기에, 그 관계가 있었기에… 부족했지만, 불완전하지만… 베드로는 “네,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같은 질문을 세 번이나 하셨을 때 베드로는 슬펐다. 예수님께서 왜 세 번씩이나 같은 질문을 하셨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필요 없는 이 두 남자의 관계. 부럽다.

 

“내 어린 양을 먹여라.”

 

“내 양을 쳐라.”

 

“내 양을 먹여라.”

 

베드로의 사랑 고백에 대한 우리 주님의 반응이시다. 너의 나를 향한 사랑은 내 양을 돌보는 것으로 표현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 다 주님을 버려도 난 안 버릴 거라고. 주를 위해서 죽겠노라고. 다른 사람 발은 씻어도 난 안 된다고… (그러다 갑자기 혼자서 샤워시켜 달라 하고) 지금까지는 말로만 큰 소리 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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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본 생각: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J와 A도 사랑할 것이다. 누군가 J와 A를 싫어하면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할 확률도 아주 높다.]

 

이제는 말로만이 아닌… 삶으로 보이라고 말씀하신다. 내 양을 돌보면서..

 

그리고는 “Follow me”라고 하신다.

 

요한의 복음은 “Come and see”로 시작했었다. 그리고 1장부터 20장까지 정말 See for yourself 그 자체였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보여준 책. 그리고 그 마지막에는 이제 그가 누구인지 알았으니 그를 따르라고 말하고 있다.

 

베드로는 실수투성이였고 주님을 향한 그의 사랑은 불완전했지만 결국에는 그의 마지막(그의 죽음!)까지도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주님의 그것과 같았다. 진정한 follower의 모습.

 

아… 이조차 은혜였음을… imperfect love였지만 여전히 받아주시고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분의 영광을 위해 사용해주신 주님.

 

요한복음 21장. 정말 최고의 에필로그가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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