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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별 것 아닌 듯 별 것인

Jun 19, 2014

 

가끔 미국이나 한국에서 지인들이 뭐 필요한 물건 없냐면서 알려주면 보내주시겠다고 물어오신다. 그 마음이 참 감사하고 또 엄청나게 긴 필요한 물품 목록을 바로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도 사실이다. 그런데 가끔은 필요한 물품 목록을 보여드리는 것이 왠지 부끄러운 내 모습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머뭇거리게 되고 (아.. 뭐야.. 고작 이런 게 필요한 거야? 내지는 이런 거 없이 못 사나? 이런 생각하실까 고민한다. 난 소심한 A형 아닌데…), 결국에는 감사한 마음만 받겠습니다.. 하면서 정중히 거절하게 된다. 별 것 아닌 것들이 별 것이 되어 버리는 이곳.

 

오늘 저녁에는 아이들 목욕 시킬 준비를 하면서 벗은 옷들에 묻은 stain들을 미국에서 가져온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stain remover로 박박 문지르면서… 아... 이제 이거 다 떨어지면 누가 이런 거 보내주나.. 고민했다. 그 누가 알아주리. 난 stain remover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미국에서 누가 stain remover 한 봉지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아… 진심. 왜 이곳에서는 별 것 아닌 것들이 별 것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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