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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minimalism for a missionary (2)

Mar 5, 2019

필리핀에서 살면서 notice 한 미국과 많이 다른 생활 방식이 있다면 bulk로 사지 않고, stock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중에서도 엄청난 부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소유하고 있으니, 그들의 삶은 다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적어도 저소득층의 삶은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마늘을 사도 몇 쪽을 사고, 샴푸나 세재를 사도 일회용 분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햇수로 지난 6년간 우리 집 가사 일을 도와주고 있는 아일린 자매와 집 안 물건들을 정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행여나 많은 양의 물건을 갑자기 처분/정리하는 나를 보고 무슨 일인가 내가 어디 멀리라도 떠나나 오해라도 할까 봐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물건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우리 가족이 철수를 준비한다고 생각하셨다.)

minimal 한 삶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해되지 않을 콘셉트가 아닐까 하는 노파심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지난 6년간 우리가 안식년을 가고, 홍수를 겪고, 이사를 하는 것을 지켜봐 온 아일린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조금은 이해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최근에 자기 먼 친척이 남편에게 안 입는 셔츠를 몇 장 줬는데, 지난번 홍수 때 마을이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서, 살림살이들을 이층 다락(?)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고생을 하면서 남편이 셔츠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짐이 없어야 홍수 때 빠르게 물건들을 대피시킬 수가 있다면서, 자기네도 짐을 좀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나도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너네 냉장고 안 쓰잖어. 장은 어떻게 보니?" 아일린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냥 그날 저녁에 먹을 음식의 양만큼만 산다는 것이다. 세일한다고 미리 사두 지도 않고, 쌓아두지도 않는다. 보관할 수도 없고, 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엄청 많이 사두고 쌓아두고 먹어. 우리도 그런 삶에 익숙했었는데, 이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해. 필리핀 사람들의 삶의 지혜를 배워보려고."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사실이었으니까. 이곳에서는 이곳에 맞는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가끔은 이곳에서 일회용으로 파는 물건들을 구입해 쓰는 편리가 있다. 욕심부리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아일린은 "그래서 비닐 쓰레기 문제가 너무 심각하기도 해"라고 한다. 맞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아는 다바오의 바다는 더 많이 탁해지고 쓰레기도 많아졌다. 아름답던 형형색색 산호초들이 탁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나도 망가지는 필리핀의 자연을 보면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나는 고민이 한가지 더 추가하게 되었다. 삶의 짐도 줄이면서, 쓰레기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이곳은 재활용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곳인데,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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