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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minimalism for a missionary (1)

Mar 4, 2019

선교사로서 home country를 떠나 산 햇수가 이제 9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민자로서 motherland를 떠나 디아스포라(diaspora)로서 산 햇수는 27년째가 되었으니, 사실상 이제는 어디가 집인지도 잘 모르겠다. 집을 몸에 이고 사는 달팽이처럼 뭔가를 늘 이고 사는 것만 같은 이 라이프 스타일은 적응이 되어 가는 듯하면서도, 늘 무겁기만 하다. 심적으로 느끼는 무게는 제쳐두고라도, physically 내가 possess,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의 무게만큼 근심도 걱정도 일도 많았던 것 같다.

passport country에서 태평양 건너 사역지로 옮기기 위해 한차례 짐을 정리했을 때부터 (아니, 어쩌면 이미 그 전부터... 선교사 훈련을 받기 위해 여러 다른 주로 옮겨 다닐 때부터...) 짐을 싸고 풀고 정리하고 줄이고 포기하고... 이러한 삶의 패턴은 계속되었던 것 같다.

사역지에서도 네다섯번의 이사를 했었다(그중에는 섬을 바꿔 이주를 했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그리고 꼭 이사가 아니더라도, unexpectedly 안식년 아닌 안식년을 보내게 되어 사역지에 두고 온 모든 물건들은 다른 이들의 손을 빌어 store 했다가 수개월 만에 찾는 일도 있었다. 그때는 이 나라의 기후 탓으로 많은 물건들이 곰팡이로 damage를 입거나 쥐가 갉아먹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릴 것들은 버리고, 일주일 이상 빨래와 말리기 작업을 반복하기도 했었다. 어디 그뿐인가, 집에 홍수가 나서 많은 물건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일도... 쉽사리 잊히지 않는 기억 중에 하나이다.

(미국 떠나 올 때 23kg 수트 케이스 4개와 carry-on bag 3개, personal bags, diaper bags, 유모차 갖고 나왔는데, 살림은 또 언제 이렇게 늘어난 건지...)

그러면서 갖게 된 생각은... 많이 소유하고 있을수록 이거 뭐... 거의 저주 수준에 가깝다... 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저주. 좀 센 말인데, 어떻게 달리 표현을 못 하겠다).

내가 원하는 생필품이나 식자재들을 내가 원하는 때에 바로바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필요한 것들을 store 하고 stock 하는 형식의 삶이 어느 정도 요구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름 신경 써서 물건들을 구입하고 보관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기후나 자연재해는 사람의 힘으로 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고, 어느 지점에 와서는 내가 소유한 물건들이 literally 삶의 무게로 다가왔던 시점이 있었던 것 같다. 아... 이래서 광야 생활에서는 그 날에 족한 만나와 메추라기면 충분한 거였었어. store 하면 다 썩으니까! 또 짐 되고!

(아, 그런데 오해는 마시라. 미국에서 bulk로 사고 stock 하는 수준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으니...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라고 보고 배운 라이프 스타일을 쉽게 버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지도...).

언제나 transient 하고 mobile 한 삶을 사는 우리들 삶에 luxury가 웬 말인가, 기본만 갖추고 살자...라는 마인드로 살 때도 있었는데, 사실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솔직히 사람이 어떻게 또 기본만 갖추고 사나. 살 때는 살아야지. 정착한 듯이 살아야지.

그렇게 한동안 forced(? - 사실 아무도 뭐라 안 했지만... 나 혼자 세운 삶의 방침을 따라) minimalist의 삶을 살다 지쳐... 아... 이렇게까지는 아닌 거 같은데?...라는 새로운 깨달음(?)이 왔을 때 이곳으로 온 지 수년 만에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쇼핑이라는 것도 해봤던 것 같다. 그때의 그 묘한 기분이라니... ㅎㅎㅎ

아무튼, 결론은 짐이 너무 많이 늘었다는 것이고, 그 사실이 나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었다. 어디든 정착하고 사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선교사들은 그렇다. 물건을 구입하면서도 처분 가능할까?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물건이 많아지면, 우선 안식년 준비가 힘들어지고, 최악의 상황에 갑자기 철수를 해야 되는 상황이 오면 수트 케이스에 들어가는 물건만 갖고 떠날 수 있기 때문에,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큰 스트레스가 된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짐을 대폭 줄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미국 동료 선교사와 이런 이야기를 살짝 나눴더니, 너도 요즘 미국에서 유행(?)한다는 마리에 콘도가 하는 거 하려는 거냐고 물어본다. "어... 그건 아니야. 그 여자의 철학과 나는 잘 안 맞는 거 같아." 실제로 처음에는 궁금해서 유튜브에서 마리에 콘도가 나오는 클립을 몇 가지 찾아봤는데 몇 분 이상을 볼 수가 없었다. 나와는 전혀 클릭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사실 매년 정기적으로 community garage sale때마다 물건을 처분하며 지속적으로 짐을 늘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써왔었다. 아직도 쓸만한 물건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서 재활용되는 점이 좋았고, 우리는 물건을 팔아서 번 돈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식집에서 외식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올해는 문제가 생겼다. garage sale 기간이 남편 출장과 겹친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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