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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의미있는 대화

Feb 19, 2019

어제저녁 식사를 마치고 The Bible Project 팟캐스트를 들으며 만두를 빚고 있었다. (김치 만두는 나의 소울푸드 중에 하나! ㅎㅎ) 아이들은 옆에서 숙제를 하거나 책을 보며 놀고 있었다.

팟캐스트에서 히브리어 단어들이 흘러나왔고, 그 sound가 독특해서 인지, 아이들이 따라서 말하기 시작했다. "네페쉬? 네페쉬, 네페쉬..." Eden, Adam and Eve, 등등 아이들도 알아들을만한 단어들도 언급됐었다. 아이들이 엄마가 듣고 있는 팟캐스트의 내용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는 도대체 뭘 저렇게 들으면서 열심히 만두를 빚고 있는지... 궁금했었나? ㅎㅎ

J는 옆에서 Alpha and Omega가 Hebrew냐고 물어본다 (나름 아는 체). "아니, 그건 Greek 이야. Old Testament는 originally Hebrew로 쓰였고, New Testament는 Greek이야." 그랬더니 옆에서 갑자기 A는 Hebrew를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랬더니 J는 책장에서 어린이 히브리어 알파벳 책을 찾아서 들고 온다. 난 속으로 생각한다. '너네 정말로 배울래? ㅎㅎ 걸리(?) 기만 해봐라. ㅋㅋ'

그러다 아이들을 씻기고 재울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my turn to put the kids to sleep. 같이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들어오는 J의 질문 공세.

"원래 Bible은 Hebrew and Greek인데, 나중에 영어로 translate 한거야?"
"Eden은 하나님 나라랑 earth랑 만나는 곳이야?" (이건 TBP 보고 물어본 내용 같다.)
"선악과는 누가 만들었어?" (하나님이라고 하니까 충격 받는다.)
"왜 만들었어?" (아.... 이거 이거... 대답하는데 제일 땀 뺐다. 그냥 나도 잘 모르는 거 같다. 내 답에 내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ㅡㅡ;;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아담과 하와가 불순종해서 Eden에서 kicked out 됐다고 이야기를 정리하려고 했다.)
그때 A가 하는 말, "그래도 발로 차서 나가라고 한건 하나님이 잘못 한거 같은데..." (아 놔.. 문자적인 해석의 문제점이 여기서 나오는 건가... 웃겨서 혼났네.)

하나님이 선악과를 먹으면 죽는다고 했는데도 아담과 하와가 먹었다고 하니까 J가 하는 말이 "그런데 왜 안 죽었어. 안 죽었잖어."한다. Eden에서 쫓겨나서 하나님과 함께 살 수 없으면 그게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해줬다. 그리고 실제로도 죽었다고. 죄로 인해 오래오래 같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죽는다. 언젠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까지도 다 죽는다고 했다. A가 "갑자기 슬프다"고 했다.

슬픈 tone으로 대화를 마무리 지을 수 없었기에,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죽어도 영원히 사는 이야기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이미 죽어서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사람들도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부활의 몸으로 다 다시 만날 수 있다고. 그러자 A는 지난해 죽은 햄스터 조이를 꼭 다시 만나겠다고 한다.

.... 이 대화는 이런 식으로 계속 되다가 bodily resurrection, God's kingdom,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승천, 재림, 악의 심판까지 해서 계시록 마지막까지 커버를 하게 되었다.

아... 진짜 힘들었다. 제한된 vocab으로 설명하면서도 아이들의 interest를 잃지 않기 위해 땀 삐질. 그래도 오늘은 애들이 지겨워하지 않고 나름 관심을 갖고 들어주었으니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겠다. (안 졸리다며 계속 말을 걸어온 것이 서.. 설마... 안 자려고 수작 부린 것은 아니겠지? ㅋㅋ)

얼마나 맞게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다. 예전엔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에 틀린 것들도 많았고, 잘못 가르치고 전달한 것도 많았고, 지금도 계속 수정되고 update 되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또, 애들이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이런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자체만으로도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