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코로나바이러스와 예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가 긴장 모드인 것 같다. 우리 단체 국제 미팅들이 줄줄이 캔슬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도 당장 다음 달 여행 일정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돼서 비행기표를 다 날릴 판국이다. 이 와중에 한국의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의 수가 늘고 있고, 특별히 신천지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어떤 이들에게는 종교의 이름으로 질병과 싸우는 판국이 되었다. 

나는 주일 예배와 소모임들을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병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세상은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면서 모임을 강행하는 것이 우리의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비교적 보수적인 교단에서 자랐고 내 신학의 기초도 보수 교단 신학교를 통해서 다져졌다. 그리고 내 성향 자체도 보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청년의 시기에는 예배에 목숨을 걸고, 종교의 이름으로 배 째라는 식의 말에 혹 했었고, 전투적(?)인 자세의 신앙이 멋진 신앙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만약에 내가 선교사가 되지 않았고, 계속 같은 방식의 삶과 종교 생활을 유지했다면, 아마도 난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물안 개구리 같은 삶에서 벗어나 한두 걸음 밖에서 내 지난날을 돌아보고, 또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권 안에서 조금은 기나긴 isolated 된 삶을 살면서 말씀을 더 찬찬히 살펴보며 내 신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결과, 나의 관점은 큰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난 아직도 그 변화의 여정 속에 있다). 

선교지에서 살면서 교회와 예배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자유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크고 광대하다. 교회에서 주일 성소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또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위험한 발언인가? 교회 빌딩에서 열심히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이 너무도 많지 않은가? 모이기를 힘쓰라 하신 말씀은 주일 성소에 대한 말씀인가? 말씀의 문맥과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 히브리서 10장의 이 말씀의 맥락은 핍박받는 교회에 대한 격려의 말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를 핍박하는가? 잘못하다 보면 교회가 세상을 핍박하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하나님 사랑이 곧 이웃 사랑이다. What it means to be a true human.

미국에서도 폭설이 오면 주일날 교회 문을 닫느냐 마느냐가 큰 문제였다. 예전에 아빠가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교회 문 닫기 어려울껄. 한 주에 이만불 이상은 될텐데..." 어린 나이에 경제 개념도 없던 때라 이 말씀이 이해도 안 되고, 설마 돈이 문제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 헌금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하는 말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 싶지만, 그냥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건 그렇고 미국도 이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대적으로 상륙할 것 같은데, 그러면 미국은 망했다. 건강 보험도 후진 나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걸리면 파산이다.

'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사태 & 주일 예배  (0) 2020.03.07
사무엘하 11장  (0) 2020.03.06
Gospel of the Kingdom 영상을 보고  (0) 2020.02.27
Hearing the Message of Daniel  (0) 2020.02.26
Birthday Week  (0) 2020.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