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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아이들의 방학을 맞아서 함께 넷플릭스 시리즈인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를 시즌3까지 모두 완주했다. 몇 해 전에 아이들과 시즌 1까지 보고는 그 후로 찾아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 며칠 만에 완주를 했다. 그 사이에 큰 애는 책으로 다 읽었고. 

아주 오래전에 짐 케리가 Count Olaf 역을 맡았던 영화 버전을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짐 케리의 코믹하면서도 광기 어린 연기를 넘어설 배우가 있을까 싶었는데, 웬걸 Neil Patrick Harris의 연기는 최고였다. 어느 정도였나면 빌런이 승승장구하거나 절묘한 상황에 cunningly escape 모습이 꼴 보기 싫어 이 시리즈를 포기할까 싶을 정도로. 

**spoiler alert**

이 시리즈를 통해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계속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각 에피소드마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몇 가지 주제가 있었다. tragic 한 사고로 부모를 잃고 어려움을 당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아무도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는 어른들. 그들은 무관심하고 무지하고 무능력하다. 그 어느 누구도 진실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apathetic 하다. 자극적인 이야기에만 관심을 갖고, 조작된 언론과 빌런의 연기에 너무도 나이브하게 속아 넘어가고, 그 결과로 오히려 빌런이 대중의 신뢰를 얻는, 정말 속 터지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아이들을 도와주려는 소수의 착한(?) 어른들도 있지만, 그들의 계획은 언제나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아이들을 도와주는 과정 중에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거의 모든 에피소드에서 "도서관"이 나오는데,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를 얻는 곳이 도서관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책을 많이 읽으라는 얘긴가? ㅋㅋ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에 가깝게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장면들을 보며,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 더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빌런을 맡은 배우가 직접 부르는 오프닝 송, "Look away, look away ~"는 거의 후크송 수준인데, 시리즈를 다 마치고 나니 왜 그런 노래를 불렀는지 좀 더 이해가 된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어짜피 해피 엔딩이 없는 이야기니 관심도 갖지 말고 보지도 말라고 하는 것으로 이해했었는데, 모든 시리즈를 마치고 나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계속해서 look away 하면 결국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테니, 빌런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관심 갖지 말고 look away 노래한 것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이 시리즈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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