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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로잔 대회: Africa's Acceleration of Global Bible Translation – Michel Kenmogne

https://youtu.be/23-g2uXcftY?si=v2Z4YJ7YWIByQFNI

로잔 대회 마지막 날에 우리 단체(SIL Global, to where we are seconded from Wycliffe Bible Translators) 대표인 미셸 켄모녜 박사가 발표를 했다. 특히 아프리카의 공동체들이 자발적으로 성경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 더 이상 외국 선교사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교회와 단체들이 주도하는 locally owned 방식으로 사역이 변화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현재는 1,000개 미만의 언어만이 번역된 성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다른 언어들의 번역은 다 끝났다는 것이 아니라, at least, some sort of 번역 프로젝트가 크고 작은 방식으로 launched 되었거나 진행 중이라는 말이다 (참고로, 세계에는 7,000여 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주요 성경 번역 기관의 리더들이 아프리카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고, 많은 현지 교회들이 성경 번역에 직접 참여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가 세계 선교와 성경 번역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한때 나의 미래가 정말 위클리프 안에 있을까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경력 단절의 시절... 아, 요즘은 경력 보유라고 한다지). 그즈음 카메룬 출신의 켄모녜 박사가 비서구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우리 단체의 디렉터로 선출되었고, 그후로 난 단체 내에서 많은 변화의 움직임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의 리더십은 이전의 서구 중심적인 방식과는 확연히 달랐고, 관점 또한 매우 새롭고 혁신적이었다. 성경 번역을 포함한 언어 관련 사역을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인류 번영(human flourishing)의 문제로 바라보고, 이를 신학적으로 깊이 성찰하며 우리 모두를 성찰적 실천가(reflective practitioner)로 살아내기를 격려하는 리더십이었다. 그러한 신학적 성찰과 격려가 나에게도 일말의 희망을 주었고, 단체의 미래와 내가 어떻게 더 기여할 수 있을지, 나름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성경 번역 사역과 관련해 전설과 같은 한 선배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모국어로 읽든, 공용어로 읽든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제자가 만들어지고, 제자가 되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사실 이것보다는 좀 더 거칠게 표현하셨던 것 같다). 성경이 없는 사람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 언어 공동체들은 그들의 언어가 주는 정체성 때문에 사회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또는 그들이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하찮아 보일 수 있으나, 그들에게는 삶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능력이 된다는 것을, 나는 현장에서 보고 경험했다.

켄모녜 박사의 임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고, 우리 단체는 새 리더를 세우기 위한 인내의 과정을 통과하고 있다. 요즘 많은 선교 단체들이 그렇듯이 펀딩이 잘 되지 않아 매년 budget cut을 당하고, 사역이 보류되거나 취소되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이 과정이 우리를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게 하고 더 단단하게 할 것이라고 믿고 나누며 힘을 내는 팀 멤버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오간다. 우린 꼭 이런 방식으로만 일할 수밖에 없나 싶을 때도 있지만, 의미 있는 일은 힘들게 해야 제 맛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아무튼 우리 단체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로잔 대회에서 한 꼭지를 맡았다니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영상이 올라와 함께 나눈다. 정겨운(?) 아프리카 엑센트, 그러나 정말 고급진 영어를 경험해 보시라. 이미 은퇴를 하신 선배 선교사님께서 성경 번역이야 말로 선교계의 3D job- difficult, dirty, dangerous-이라고 하셨는데, 뭐랄까... 로잔 대회의 화려함과 같이 두고 보자니 생경하다. 그냥 내 기분상 그런 것이겠지? 인생 자체가 변방, 경계의 삶인데 동참한 사역도 그런 거 같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아니겠는가? 밤잠 못 자고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이걸 어디다 써먹겠다고...'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래, 마이너 감성으로 가는거야 하면서 내 자신을 위로한다. (앗.. 의식의 흐름이... 아무튼...)

켄모녜 박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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