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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단수, 그 찝찝한 32시간이 끝나고...

Apr 10, 2015

 

다바오 전역이 water interruption, 단수로 인해 곤욕을 치른 어제 오늘.

 

늦은 오후 시간 내내 학교 운동장에서 실컷 뛰놀다 들어온 우리 집 남자들 오늘도 그냥 물수건으로 샤워인 듯 샤워 아닌 샤워 같은 방법으로 닦고 자야 하나 하고 찝찝한 마음 한가득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게 웬일인가! 집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수도꼭지를 확인한 J의 커다란 외침이 들린다. "엄마, 물 나와!!!!!!!!!!!!!!!!" 우왓! 복음이로세!!!!!!!!!!!! 

 

그동안 쌓여있던 설거지를 속시원히 해치우고 그러는 사이 아빠는 아이들 다 씻기고 앗싸! 기분이다. 오늘은 에어컨 나오는 곳에서 밥 먹어보자고, 아이들 reading room에서 에어컨 빵빵 돌리며 점심 때 먹고 남은 피자를 먹는다.

 

필리핀 온 이후로 집에서 식사를 할 때 에어콘 나오는 곳에서 밥을 (흠.. 이번엔 피자지만...)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침실과 아이들 책방만 창문형 에어컨이 달려 있고 그 외의 공간은 에어컨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시스템.

 

아이들이 이리도 좋아할지 몰랐다. 둘이 낄낄대며 피자 먹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우리의 삶 속에 허락된 소중한 것들을 소중하다 여기지 못하는 인생에게 작은 깨달음을 주었던 너, 단수. 잘 가! 다시 돌아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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