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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젬젬 구약, 젬젬 신약: 어린이 성경책 Review (2)

Jun 12, 2015

너무너무 long overdue인 어린이 성경책 2탄이다. 아무도 기다리고 있지 않은 시리즈지만, 그래도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해봐야지.

오늘은 지난 1탄에서 약속했듯이 한글 성경책을 다뤄 보려고 한다. 두둥!

책 제목은 젬젬 구약 & 젬젬 신약이고 출판사는 모퉁이돌이다. 솔직히 이 출판사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별로 없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찾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출판사라는 것 외에는 잘 모르겠다. 디자인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이 나랑은 좀 안 맞는다. 그래서인지 구입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뭐 이건 content와 상관없이 순전히 나의 첫인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성경책을 구입했는가.

J가 아직 어리고, A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그 때에… 나는 J에게 구약과 신약 모두를 읽어주고 싶었다. 보통 어린이 성경은 구약과 신약의 구분이 없고 (물론 신, 구약의 이야기들이 selective 하게 모두 들어있기는 하지만) 유명한(?) 스토리를 묶어서 한 권으로 만들어낸다. 앗! 그러고 보니 어른들이 읽는 성경책도 그냥 한 권으로 나오잖아. ㅋㅋㅋ 히브리어 구약과 헬라어 신약을 생각한 것인가? 푸하하… 어쨌든 난 내 아이에게 성경은 구약과 신약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푸하하하… 이제 막 첫 돌을 지낸 아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했던 것일까? ㅎㅎ 아무튼, 난 그런 이유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게다가 기독교 서점이 없는 우리 동네(미 동부 지역)에서 한글로 된 어린이 성경책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태평양을 건너왔다는 이유로 가격이 두배로 뻥튀된 이 책 두 권을 구입하게 된다.

그러나… 기대만 너무 컸던 것일까. 그후로 많은 시간이 흘러 만 5세가 된 J군은 아직도 구약, 신약의 개념을 모른다. 우하하하

(아, 그러고보니 이 책을 구입한 또 한 가지 이유가 또 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이유는 바로바로바로…. 이 책이 board book이라는 까닭에. ㅎㅎ 책을 씹거나 빨아도 책장이 찢어지지 않도록. 게다가 모서리도 둥그렇게 디자인되어서 책에 찍힐 위험도 적다. 아무튼… 돌쟁이 엄마에게는 중요한 옵션이다.)

그럼 이 책의 구성을 보자.

젬젬구약

1.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
2. 큰배 만드는 노아
3. 형이 된 야곱
4. 꿈쟁이 요셉
5. 바구니 속의 모세
6. 힘이 센 삼손
7. 하나님이 부른 사무엘
8. 용감한 다윗
9. 지혜의 왕 솔로몬
10. 왕비가 된 에스더
11. 하나님만 섬긴 다니엘
12. 큰 물고기에게 먹힌 요나

젬젬신약

1. 예쁜 마리아
2.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예수님
3. 전도하는 세례 요한
4. 시험받으신 예수님
5.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
6. 먹을 것을 모두 드린 아이
7. 착한 사마리아 사람
8. 돌아온 둘째 아들
9. 키 작은 어른 삭개오
10. 다시 사신 예수님
11. 의심 많은 도마
12. 예수님을 전하는 바울

구약과 신약에서 각각 12가지의 스토리를 담았다. 그리고 각 스토리는 제목을 달고 있다. 그리고 스토리마다 성경 reference는 없다. Negative. For me.

구약을 살펴보면 1.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 을 제외하고는 모든 스토리가 인물 중심이다. 음… 솔직히 가장 베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어린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성경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 노, 노. 읽으면서 계속해서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 사람 중심이라고 해야 하나… 하나님하고 상관없는 이야기들 같은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그냥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과 스토리만 알면 되는 것일까? 물론 성경을 가까이하기 위해서는 다 이런 자그마한 스텝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또 어린이 성경인데 너무 까다롭게 굴지 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 그래도 뭔가 편치 않아.

그리고 신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 근데 이거 뭐야. 1. 예쁜 마리아. 예쁜 마리아? 마리아에 대한 수식어를 굳이 “예쁜”으로 해야만 했나? 충분히 Biblically accurate 한 표현이 있었을 텐데… 아쉽다. 진심으로.

그런데 제일 아쉬운 부분은 10. 다시 사신 예수님.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다루는 중요한 부분인데, 결정적으로 illustration이 아쉽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제일 왼쪽에 그려져 있다. 교회를 어느 정도만 다녀봤어도 이렇게는 그리지 않았을 텐데. 마지막으로 책을 감수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을 그냥 놓친 것일까? 속상한 일이다.

꼭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아니지만… 가끔 한국에 방문하게 될 때마다 꼭 방문하는 곳이 있다면 서점들이다. 아이들을 위한 좋은 책을 찾아주기 위해서 아무리 바쁜 일정이라도 서점에는 여러 번 들린다. 기독교 서점 포함.

기독교 서점 안에서 어린이 섹션을 찾는 일은 어려웠다. 아예 없던지 있어도 아주 구석에 창고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신간도 없고 먼지 쌓인 outdated 된 책들만 있었다. 한국 교회의 발전? 부흥?을 말하지만… 과연 그런가? 기독교 서점 안의 어린이 섹션은 한국 교회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한국 교회의 resources들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 어린이들을 위한 content 개발에는 얼마나 투자되고 있는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물론 예수 안에서 소망이 있으니… 벌써부터 좌절하지는 말자. 단지 지금 현상황은 너무도 안타깝다는 말이다.

말씀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깊이 묵상하고 연구하는 많은 이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위해 헌신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글을 쓰는 자든, 그림을 그리는 이든, 편집을 맡은 자든 간에… 당장의 열매를 볼 수 없는 일에 헌신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필요한 때이다.

책 리뷰가 도서 선교를 위한 동원 글로 마쳐지는 것 같은 이 이상한 기분이란…. 허허허

<예고편> 솔직히 다음 review는 어떤 책으로 써야 할지 모르겠다. ㅎㅎㅎ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저의 review는 철저하게 unacademic 하고 unprofessional 할 뿐만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review임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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