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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단수에 대한 묵상

Oct 17, 2015

집 앞 하수구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드디어 일을 냈다.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메인 water pipe를 아작을 낸 것이다. 한창 점심 준비하는데 정말 literally 물이 똑 끊겨서 어... 뭐지? 했는데... (일반적으로 단수가 될 때는 물이 쪼르르륵 서서히 끊긴다)

주말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언제 사람을 보내 고쳐줄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앞 집 파이프도 몇 일 전 이런 일을 당해 24시간 이상 물이 끊겼었다. 그래도 그 집은 주중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들이 바로 투입되었었는데...

남편이 다음 주 출장을 준비하고 있어서 할 일이 많은데... (아이들 혼자 보려면 장보고, 재료 정리하고, 밑반찬 미리미리 만들어 둬야 하는데... 빨래도 주말에 다 끝내야 하는데... 아님 J 학교에 입고 갈 교복 없음) 물이 이렇게 끊겨버리면 모든 계획에 막대한 차질이 생긴다. 아... 스트레스 레벨 상승 중.

주께 힘을 얻고 그의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다. (시편 84:5)

지금 내가 가는 이 길. 이런 inconvenience도 시온을 향해 가는 순례자가 거쳐가야 하는 여정의 일부인가. 시온의 "대로". 이 번역에 속으면 안 된다. 이 길은 절대로 넓고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니다. 이 길은 물이 없는 광야와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묵묵하게 또 우직하게... 오직 주님을 향한 예배만이 가득한 시온을 기대하며 그분의 임재를 사모하며 나가는 고난의 길이며, 순례자의 길이다. 눈 앞에 놓인 어려움만을 생각하면 갈 수 없다.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불편함과 고난과 고통과 인내의 시간, 그 너머에 있는 소망을 품어야 갈 수 있는 길이다.

물이 끊겨서 (그것도 아주 자주, 황당하게, 시도 때도 없이) 많이 심각해져 봤다. 겨우 그 정도 갖고...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일상...

주께 힘을 얻고 이 길을 가야겠다. 묵묵히. 꾸준히. 그리고 우직하게. 내 마음을 시온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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