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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TGCW16 후기 (1)

Jun 28, 2016

따끈 따끈했을 때 썼어야 했는데…

The Gospel Coalition에서 개최한 Women’s Conference를 다녀오자마자 또 다시 여행이 시작되어서 제대로 된 reflection을 할 기회가 없어 아쉽다.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는데 process를 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어서 안타깝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두서없이라도 끄적여 볼까 한다.

  1. 7200명의 여인들이 모였다. 어마 어마했다. 예쁘게 차려입은 다양한 연령층의 여인들이 인디애나폴리스 다운타운을 점령했다. 대단했다. 가는 식당마다 카페마다 여성들로 가득차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행복한 얼굴이었다.
  2. 하지만, 참석자별로 ethnicity를 생각해볼때 이 컨퍼런스의 majority는 단연코 백인 여성들이었다. 난 90% 이상이라고 본다. 미국와서 산지가 20년이 넘도록 이렇게 “bunch of white women”(이 표현은 정확히는 함께 참석한 어떤 한 젊은 백인 참석자가 자신의 느낌에 대해서 나눌 때 등장한 표현이다)들이 한 곳에 모인 것을 본 것은 처음이다. 조금 더 diverse 했더라면 컨퍼런스 전체의 느낌이 달랐을 것이라고 본다.
  3. 전체 집회는 차분하고 좋았다. 여성 집회라는 선입관 때문에 왠지 tear jerking한 moment들이 많지 않을까 싶었지만, 굳이 여성들끼리 할 필요가 있을까(물론 필요가 있다!) 싶을 정도로 여성 중심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다. 난. 전체 집회 기간에 울컥!한 강사는 D. A. Carson 밖에 없었다는 것도 재미난 포인트였다. (D. A. Carson이 얼마나 soft hearted한 분인지 느낄 수 있었다. 아니면 갱년기?)
  4. 전체 집회 찬양 인도를 Gettys 부부가 맡아서 했다. In Christ Alone이라는 찬양으로도 유명한 이 부부의 찬양 선곡은 훌륭했다. 과하지 않고 차분하지만 성경적으로 깊은 신학이 담긴 곡들이었고 각 집회 말씀과 아주 tight하게 tied된 느낌이 들었다. 찬양 한 곡에 깊은 신학을 담아낼 수 있는 영성이 부러웠다. 한국 찬양곡들도 좋은 곡이 많지만 너무 감정에만 호소하는 찬양보다는 이런 solid한 theology가 담겨 있는 찬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찬양 인도 시간에 멘트가 많이 없었던 것도 좋았다. Scripture를 읽는 것 외에는 그다지 말이 많지 않았다. 남편이 음악을 인도하고 와이프가 찬양을 인도하는… 그러나 그 다이나믹이 정말 절묘했던 팀이었다. 내쉬빌에서 함께 왔다는 악기팀도 훌륭했다.
  5. 전체 집회 내내 베드로전서를 6명의 성경 교사들이 순서대로 풀어주었다. 전체 집회 순서는 정말 간단했다. 찬양. 강사 소개. 말씀 강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이 있는 시간들이었다. 말씀의 exposition이 solid했다. 이렇게 말씀을 가르칠 수 있는 여성 교사들이 많다는 것이 부러웠다. 한국교회에서도 이런 집회를 한다면 이런 여성 교사들을 찾을 수 있을까? 없지는 않겠지만 재미를 쏙 빼고 말씀만 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런지… 내가 너무 skeptical한가?
  6. 아, 맞다. pre-conference가 있었지. 공식적인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 일찍 도착한 사람들을 위한 pre-conference가 있었다. 주제는 “기도”였고, 주 강사들은 팀 켈러 목사님과 Mrs. 켈러 사모님이었다. 이 pre-conference가 전체 집회 전에 참석자들의 마음을 잘 잡아 준 것 같다. 켈러 부부의 자연스러운 팀워크는 과히 훌륭했다. 이렇게 사역할 수 있는 부부가 있다니. 훌륭하다. 특별히 기도를 하나님과의 우정, friendship의 관점에서 풀어준 것이 참 좋았다.
  7.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집회는 숙박, 숙식을 한번에 제공해 주어서 참 좋은데, 미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집회는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도 이들의 individualistic한 문화를 본다. 누가 아파서 집회 참석을 못 하거나 해도 혼자 참석한 사람이라면 알 길이 없다. 집회가 끝나고 조별 모임도 없다. 듣고 배운 것을 바로 나눌 수 없는 것이 좀 아쉽기는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게 없어서 좋기도 했다. 내 성향때문인지.
  8. 2박 3일동안의 짧은 컨퍼런스 기간에 모든 것을 다 이루려니 그러기도 했겠지만 미국 컨퍼런스치고는 스케줄이 정말 빡빡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밤이 늦도록 부지런히 다녔고 무척이나 피곤했다. 대학 시절부터 나의 베스트 프랜드인 화정이가 함께 가주지 않았으면 난 엄청 외로웠을 것 같다. 그리고 더 빨리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9. exhibit은 훌륭했다. 여러 단체들, 신학교들이 와서 자신들의 사역과 학교를 소개했다. 많은 출판사들의 exhibit도 기독교 출판계의 흐름을 볼 수 있기에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저렴하게 책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성들 컨퍼런스라서 그런지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들이 많았다. 나도 아이들을 위해 책을 많이 구입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우리 아이들의 반응은 역시나 시큰둥했다. 짜슥들이, 아직 뭐가 중요한지 잘 모른다. 내가 얼마나 핫한 책들도 엄선해서 사들고 왔는데.
  10. 출산이 얼마 남지 않는 임산부들과 만 한 살이 안 된 젖먹이들의 유모차 부대들의 참석률이 높았다. 그들의 열심에 박수를 보낸다. 인생에 있어서 쉽지 않는 시기에 말씀을 사모해서 먼길 온 것 자체가 큰 용기라고 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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