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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Despedida

Dec 20, 2018

지난 화요일 우리 단체의 소박한 성탄절 파티가 있었다.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선물 교환과 게임, 그리고 평상시보다는 조금 더 신경 쓴 팟럭까지, 잠시 분주한 일상과 사역을 내려두고 함께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순서들 가운데 조금은 마음이 먹먹해 지는 시간도 있었다. 지난 10년을 함께 일해온 두 명의 필리핀 스태프를 떠나보내야 했던 despedida가 바로 그것이다. 단체의 크기도 예전보다 많이 축소됐고, 또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수년간 겪으면서 매년 paid staff를 let go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는데, 올 해는 우리 다바오 부서 소속 두 명의 직원을 보내는 힘든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지난 10년의 시간을 몇 마디의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었겠지만, 필리핀 사람들 특유의 슬픔과 아픔을 유머러스한 말들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그렇게 그들은 웃으며 우리에게 작별을 했다. 그런데 난 그게 왜 그렇게 슬프던지...

사무실에 나갈 때마다 나를 보고 미소로 반겨주었던 두 사람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빈 책상을 보면 많이 허전할 것 같다. 이곳에서 함께 한 시간들이 그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의 앞 날에 주님께서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