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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떠나는 선교사 가정들

팬데믹이 시작되고 내가 아는 가정만 해도 벌써 열 가정이 이곳을 떠났다.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떠난 이들도 있고, 완전히 철수를 한 가정들도 있다. 팬데믹이 주는 상황으로 사역에 제한이 많아졌고, 사역지가 remote 한 곳에 있는 선교사들은 사역지 방문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 사역적인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도 남편 같은 경우는, 여행을 많이 해야 하는 role임에도 그 어디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나는 온라인으로 티칭을 하느라 바닥에 뚝 떨어진 motivation을 쥐어짜고 있는 상태이다. 

원래 올여름부터 안식년이었는데, 안식년을 미루게 되었고, 지금은 이 나라를 떠나면 언제 다시 입국이 허용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내년 안식년도 계획할 수 없는, 그런 애매한 상황 속에 있다. 지난 7개월간 집에 갇혀서 지내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도, 육체의 건강도 염려가 된다. 그렇다고 미국에 가면 나은 상황인가? 확진자 수가 매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그곳에서 과연 우리는 쉴 수 있을까. 아... 동네 공원이라도 다닐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다. fresh air. 너무도 그립다. 

주거지와 학교 환경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안식년은 하지 않기로 하고, 다만 2년에 한 번 2개월 정도 여름 방학을 이용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결정을 한 것이 벌써 5년 전의 일인데, 어느덧 나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돌아갈 집도 없으면서 집에 가고 싶은 이 마음은 뭘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그리운 것일까. 우리도 언젠가는 "떠나는 선교사 가정들"에 합류하게 될까? 자꾸 보내기만 하는 삶도 심적으로 지치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