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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떠난다 (2)

떠남을 생각할 때 가끔 울컥할 때가 있다. 내 자신의 감정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떠남에 대한 슬픔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가장 그렇다. 내 아이들의 친구들이 쓴 편지를 읽으면서 내가 울컥했다. 마지막 놀이, 마지막 줌 수업, 마지막 행사, 등을 참석하는 내 아이들을 볼 때 나의 마음이 깊이 grieve 하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departing에 관한 가장 깊은 슬픔을 경험했을 때는 내가 만 15세가 되었을 때,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갔을 때이다. 그때는 국적기도 타지 못 해 낯선 미국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었다. 멀리 지방에 사시는 친척분들이 모두 공항에 나와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몰랐지만, 난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 한참 동안 펑펑 울었었다.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 정도로. 비행기가 만석이었던지 우리는 가족끼리 나란히 앉지도 못 했었고, 난 낯선 사람 옆에 혼자 앉아 긴여행을 해야 했었다. (나중에 엄마가 얘기해줘서 알았는데, 내 옆에 뉴욕에 사는 어떤 한인 의사분이 앉아 있었다고 했다. 모국을 떠나는 틴에이저의 모습이 짠했던지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주셨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겪고 있는 슬픔을 나도 아주 모르는바가 아니라서 더 슬픈 것 같다. 지후한테 물어본다. "지후야, 오늘 슬펐어?" "응, 슬펐어." 웬만한 질문에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을 때는 "몰라"로 대답하는 지후가 정확하게 슬펐다고 답한다면, 그것은 지후가 생각의 process를 마치고 슬픔이라는 결론에 다 달았기 때문이다. 그 답을 듣는 엄마의 마음은 슬픈 감정을 슬픔으로 느끼는 지후가 대견하기도 하고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잘" 슬퍼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우리는 지금 제대로, 그리고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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