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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운전하면서 아이들과 설교 본문 정리

아이들 롸이드를 하면서 집에 돌아오는 중에 길 중간 어디에 사고라도 났는지 구글맵이 일반적으로 가는 길로 안내하지 않고 멀리 돌아가라고 한다. 안 그래도 먼 길인데 더 멀어지나 싶었는데, 원래 다니는 구간보다 도로가 넓고 쾌적한 기분이 들어 운전하기에는 더 수월했던 것 같다.

사실 오늘 기분이 안 좋은 날이어서 의지적으로 마음을 다 잡고 너무 우울해지지 않으려고 애쓰던 날이었는데, 아이들도 눈치를 챘는지 엄마 신경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했다. 내가 너무 눈치를 줬나 싶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번 주일 엄마 설교 하는 차례인데 엄마도 설교 준비 힘들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너희들은 어차피 예배 시간에 딴짓하느라 엄마 설교는 더 안 듣지 않냐고 투정 섞인 말도 빼먹지 않았고. 그랬더니 작은 아이가 하는 말이 엄마 설교는 (다른 분들에 비해) 더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 엄마 설교가 좀 그렇지. 만 10세 아이에게는 더더욱. 인정.

그러면 어차피 엄마 설교할 때 열심히 안 들을 테니 작은 아이에게 미리 내용을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나름 오늘 오전에 정리한 본문 내용의 summarized 버전에 내 해석을 덧붙여 풀기 시작했다.

엄마가 설교해야 하는 본문이 요한복음 20장인데, 그전에 나오는 19장의 내용을 아냐고 물었더니, 작은 아이가 "Somebody died"라고 답한다. 그래,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buried 된 내용이 19장이고, 20장은 부활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해 주었다.

요한복음의 시작은 창세기와 비슷한데 어떻게 시작하는지 아냐고 물어보니 "In the beginning"이라고 정확하게 답을 한다. 그러니 옆에서 큰 관심 없어 보였던 큰 아이가 자신의 지식을 자랑코자(?) "In the beginning was the Word... and the Word became human"이라며 성경 지식을 뽐낸다.

by Cartoonist Pastor Steve Thomason

요한복음은 humanity가 망친 하나님의 creation을 예수님이 새롭게 하는 new creation에 대한 이야기인데, 20장도 그래서 creation story와 연관이 있다는 말을 해 주었다. 막달라 출신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이 있던 garden에 간 이야기, 그런데 돌문이 열여 있어서 누군가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간 줄 알고 놀라서, 베드로와 beloved disicple을 찾아가 소식을 전한 이야기, 베드로와 애제자가 달리기 경주(?)한 이야기, 빈 무덤 확인하고 그 둘은 돌아가고, 마리아는 남아 엉엉 울던 이야기, 그러다가 무덤 안에 천사들이 예수님의 body가 놓여있던 양 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이야기도 해 주었다. 그랬더니, 꼭 그렇게 양쪽 끝에 앉아 있었어야 했냐고, 작은 아이가 묻는다. (이 질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어른들도 그냥 지나쳐 읽는 내용인데.)

그래서 성막/성전에 있었던 mercy seat over the ark of covenant라고 불리는 특별한 가구 디자인 이야기를 해주면서, cherubim 이야기를 해주었다. cherubim이 하는 일이 거룩한 공간을 guard하고 하나님의 throne을 받치는 일을 하기 때문에, cherubim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presence와 관계가 있다고. 그리고 그 cherubim들이 에덴동산에서 생명나무를 guard 한 이야기도 해 주었다. 그러니까 empty tomb에 있던 천사들이 마치 그 cherubim처럼 예수님의 시신을 두었던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이라고. (아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내 성경 이야기를 이렇게 긴 시간 들어준 것은 최근 들어 거의 처음이듯!!!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더니 작은 아이가 그러면 예수님이 생명나무냐고 물었다!!!)

막달라 출신 마리아가 예수님을 gardener로 오해한 이야기, 하지만 아직은 어두워서 얼굴이 잘 안 보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가 "미리암!"이라고 불렀을 때, 마치 요한복음 10장의 말씀처럼, 자기의 이름을 아시고 부르시는 선한 목자의 음성을 알아본 좋은 양으로서의 마리아 이야기도 해 주었다. 그래서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되었고, 예수님의 특별한 미션을 받아서 사도들에게 보냄을 받은, 첫 부활의 사도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빼먹지 않고 해 주었다.

예수님의 무덤이 있던 곳이 동산이었던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고, 마치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처럼, 부활의 이야기 안에도 멋진 신앙 고백을 했던 한 여성과 한 남성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초자연적인 존재인 체루빔을 상징하는 천사 둘, 무엇보다 창세기 2장의 내용처럼, 예수님이 이제 새 창조를 위해 new humanity를 만드는 과정에서 제자들에게 샬롬의 인사를 하시고, 숨을 불어넣으시며 그리스도의 영을 breathe in 해 주신 이야기도 했다.

이 모든 이야기와 connecting the dots와 같은 과정이 우리의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되는지 아직도 정리가 다 안 된 상태이기는 한데, 이 정도라도 아이들한테 전달을 해보니 내가 뭘 모르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보였고, 말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기분이 좋아진 나를 발견하고는... 역시 어쩔 수 없는 나의 직업병에 대해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면 현장에 없었던 도마는 예수님의 영을 받지 못한 것이냐며 아이들이 그 부분을 코믹하게 생각하며 키득거렸는데, 운전하면서 이러저러하게 설명을 하다 보니 어느덧 집에 도착했더라는. 그리고 제일 마지막 질문은, "그래서 우리 오늘 저녁은 뭐 먹어요?" 였다는.

이러나저러나 이번 주 설교는... 아직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by Cartoonist Pastor Steve Thom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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