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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하나님의 공급의 방식 (1)

Dec 17, 2017

  1. 사역에 큰 변화가 찾아와서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지난 몇 개월의 시간들을 보내고, 기적과 같이 새로운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뜻과 방법과 그분의 가장 정확한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믿는 자에게 가장 당연시되는 삶의 방식인 듯 하나, 인간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기다리는 것을 제일 못 하며, 또한 스스로 보기에 좋은 것을 선택해 취하는 것에 발 빠른 존재인지라, 기다림의 시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 새로운 길을 여셨을 때의 감격과 놀람,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경외. 어찌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 순간의 경험이 오래도록 남으면 참 좋을텐데, 인간은 그다음 스텝을 걱정하며 다시금 염려하게 되는 unfaithful 한 존재인 것을 또한 경험했다.
  3. 남편의 사역이 마감됨과 동시에 그간 사용했던 모든 장비를 former 팀에게 반환하고, 남은 것이라고는 어찌 어찌해서 힘들게 마련된 사무실 공간, 그리고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였다.
  4. 편집이 가능한 랩탑이 가장 시급했고, 그 후로도 촬영을 위한 카메라, 렌즈, 그 외의 장비들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급한 데로 아이폰으로 간단한 촬영은 한다고 해도, 편집이 가장 큰 문제였다.
  5. 그래서 우리는 전에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장비를 위한 모금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역의 변화와 장비 모금과 관련해 동역 서신서 작성을 시작한 것이다. 아... 그런데 이런 일을 적극적으로 해 본 경험이 없으니, 편지를 쓰면서도 이게 과연 될까...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채웠다.
  6. 그렇게 기도 편지를 쓰고 있는 중에 미국의 한 후원자 커플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용은 랩탑 구입을 돕고 싶다는 것이었다. 기도 편지는 아직 발송이 되기 전이지만,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를 통해서 우리의 사정을 아신 것 같았다.
  7. 8년 전에 아직 사역지도 결정이 되기 전에, 남동생이 Final Cut Pro를 후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사역지로 나와서 아이패드를 후원받은 적이 있다(그리고 그 아이패드는 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소매치기당했다. 나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아프고 미안한 기억). 그 후로 장비와 관련해서 직접적인 서포트를 받은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난 도서 후원을 종종 받기는 했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장비 ㅎㅎㅎ)
  8. 남편이 사용하는 랩탑이 그렇게 고가의 물건인지 난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랩탑 4-5대는 구입할만한 액수였다. 순간, 아... 이렇게 받아도 되는건가... 조심스러운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
  9. 새로운 사역이 시작되는 12월 15일 전에 랩탑이 구비되어야 하는데, 이 나라에서의 구입은 꽤나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기도 하고 가격도 훨씬 더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구입해서 누군가 hand-carry로 다바오로 배달이 가능하면 제일 저렴하게 필요한 사양의 랩탑을 구비할 수 있는 상황.
  10. 우선, 미국에서 다바오로 오는 인편을 알아봤다. 그런데 찾지 못 했다.
  11. 차선책으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인편을 알아보고, 다바오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인편과 연결해서 랩탑을 받는 방법을 연구해봤다.
  12. 하지만, 2킬로도 넘고 부피도 적지 않는 랩탑 배달을 부탁하는 일이 우리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좀 넉살 좋게 부탁도 하고 그러면 참 좋으련만, 성격이 그렇다. ㅡㅡ;;
  13.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민폐 끼치지 말자고 결정하고 랩탑 배달 작전을 포기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몇 가지 큰 사건들을 겪으면서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된 것 같다.
  14. 그런데 그런 결정을 내리고 얼마 후 (구) 워싱턴 나들목 교회의 오랜 멤버인 형제가 떠올랐다. 왜 갑자기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그 친구 생각이 났을까? 어, 그 친구 우리보단 인맥이 넓은데. 주변에 연말을 맞아서 한국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 텐데.
  15. 그래서 그 친구에게 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사정을 설명하고 주변에 한국에 들어가는 사람 없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제 여자 친구가 수요일에 한국 들어가요" 하는 것이 아닌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