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17, 2017
- 사역에 큰 변화가 찾아와서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지난 몇 개월의 시간들을 보내고, 기적과 같이 새로운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뜻과 방법과 그분의 가장 정확한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믿는 자에게 가장 당연시되는 삶의 방식인 듯 하나, 인간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기다리는 것을 제일 못 하며, 또한 스스로 보기에 좋은 것을 선택해 취하는 것에 발 빠른 존재인지라, 기다림의 시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새로운 길을 여셨을 때의 감격과 놀람,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경외. 어찌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 순간의 경험이 오래도록 남으면 참 좋을텐데, 인간은 그다음 스텝을 걱정하며 다시금 염려하게 되는 unfaithful 한 존재인 것을 또한 경험했다.
- 남편의 사역이 마감됨과 동시에 그간 사용했던 모든 장비를 former 팀에게 반환하고, 남은 것이라고는 어찌 어찌해서 힘들게 마련된 사무실 공간, 그리고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였다.
- 편집이 가능한 랩탑이 가장 시급했고, 그 후로도 촬영을 위한 카메라, 렌즈, 그 외의 장비들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급한 데로 아이폰으로 간단한 촬영은 한다고 해도, 편집이 가장 큰 문제였다.
- 그래서 우리는 전에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장비를 위한 모금 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역의 변화와 장비 모금과 관련해 동역 서신서 작성을 시작한 것이다. 아... 그런데 이런 일을 적극적으로 해 본 경험이 없으니, 편지를 쓰면서도 이게 과연 될까... 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채웠다.
- 그렇게 기도 편지를 쓰고 있는 중에 미국의 한 후원자 커플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용은 랩탑 구입을 돕고 싶다는 것이었다. 기도 편지는 아직 발송이 되기 전이지만,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를 통해서 우리의 사정을 아신 것 같았다.
- 8년 전에 아직 사역지도 결정이 되기 전에, 남동생이 Final Cut Pro를 후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사역지로 나와서 아이패드를 후원받은 적이 있다(그리고 그 아이패드는 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소매치기당했다. 나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아프고 미안한 기억). 그 후로 장비와 관련해서 직접적인 서포트를 받은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난 도서 후원을 종종 받기는 했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장비 ㅎㅎㅎ)
- 남편이 사용하는 랩탑이 그렇게 고가의 물건인지 난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랩탑 4-5대는 구입할만한 액수였다. 순간, 아... 이렇게 받아도 되는건가... 조심스러운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
- 새로운 사역이 시작되는 12월 15일 전에 랩탑이 구비되어야 하는데, 이 나라에서의 구입은 꽤나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기도 하고 가격도 훨씬 더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구입해서 누군가 hand-carry로 다바오로 배달이 가능하면 제일 저렴하게 필요한 사양의 랩탑을 구비할 수 있는 상황.
- 우선, 미국에서 다바오로 오는 인편을 알아봤다. 그런데 찾지 못 했다.
- 차선책으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인편을 알아보고, 다바오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인편과 연결해서 랩탑을 받는 방법을 연구해봤다.
- 하지만, 2킬로도 넘고 부피도 적지 않는 랩탑 배달을 부탁하는 일이 우리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좀 넉살 좋게 부탁도 하고 그러면 참 좋으련만, 성격이 그렇다. ㅡㅡ;;
-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민폐 끼치지 말자고 결정하고 랩탑 배달 작전을 포기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몇 가지 큰 사건들을 겪으면서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된 것 같다.
- 그런데 그런 결정을 내리고 얼마 후 (구) 워싱턴 나들목 교회의 오랜 멤버인 형제가 떠올랐다. 왜 갑자기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그 친구 생각이 났을까? 어, 그 친구 우리보단 인맥이 넓은데. 주변에 연말을 맞아서 한국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 텐데.
- 그래서 그 친구에게 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사정을 설명하고 주변에 한국에 들어가는 사람 없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제 여자 친구가 수요일에 한국 들어가요" 하는 것이 아닌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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