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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하나님의 공급의 방식 (3)

Jan 23, 2018

자, 이제 진짜 이번 연재(1)&(2)의 마무리다. 벌써 사건(?) 이후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ㅎㅎ

  1.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태평양을 건너 한국 서울에 안착한 랩탑은 선교사님의 손에서 픽업을 기다리게 되었다. 물건이 물건인지라 다음 delivery 담당분(한국에서 다바오로 오는 인편)께 그냥 일반 택배로 보내기에도 불안 불안하여 남편의 절친님께서 친히 픽업을 하기로 arrange가 된 상황.
  2. 직장인인 남편의 절친의 시간이 limited 되어 있다 보니 접선 시간을 arrange 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선교사님께서도 한국에서 빠듯한 일정이셨고. 결국, 어느 커피숍에서 만나서 랩탑을 주고받기로 했는데 마침 그때 카톡 연결이 되지 않아, 절친님께서 선교사님이 계시는 커피숍까지 갔다가 만나지 못 한 일도 생기고 말았다. (듣자 하니 규모가 큰 커피숍이었던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한 장씩 주고받게 해서 얼굴이라도 알도록 했을 것을... ^^;
  3. 다음 날 다시 약속을 잡고, 랩탑은 그렇게 무사히 남편의 절친님의 손에 들어갔다. 일처리 깔끔하기로 소문난 절친님은 퀵서비스를 통해 랩탑을 일산으로 보내주셨다. 다바오까지 물건을 핸드 케리 해주신 선교사님으로부터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절친님이 얼마나 꼼꼼하게 물건을 챙기시던지... 하시면서, 이 물건 진짜 귀한 물건 맞다고까지 하셨다. ㅎㅎㅎ
  4. 다바오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한국을 방문하신 선교사님은 최근에 우리 모임에 조인하신 분이시다. 두 남아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해서 뭔가 나랑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는...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이 남다르시고 우리 모임에 정말 진지한 모습으로 참석하고 계신다. 사실 모임에 조인하 신지가 얼마 되지 않아 나도 막 알아가는 분인데, 이런 엄청난 부탁을 해서 죄송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가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어 감사하다며, 오히려 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신 분이다. 다바오로 돌아오기 전에 병원 일정과 친정식구, 시댁 식구와의 일정으로 분주한 때인데도, 우리 물건 때문에 이런저런 신경 많이 써주시고 시간 내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5. 랩탑은 그렇게 퀵서비스 아저씨의 오토바이에 실려서 일산 어느 아파트 경비실에 무사히 안착을 했고, 지방에서 친정 식구와 시간을 보내고 일산으로 돌아오신 선교사님의 손에도 무사히 들어가게 되었다.
  6. 말이 쉽지, 2킬로에 육박하는 (그것도 남의) 랩탑을 핸드 캐리한다는 것이 어찌 간단한 일인가. 게다가 한국에서 다바오까지는 비행기를 한번 갈아타고, 그 중간에 입국 수속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있는데... 그리고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다바오로 오는 저가 항공기의 비행 스케줄은 red eye flight을 포함한다. 엄청 피곤한 여정이라는 뜻이다. 과연 나라면 이런 일을 쉽게 해 줄 수 있었을까?
  7. 그렇게 정말 여러 사람들의 수고와 시간을 통해 랩탑은 다바오에 무사히 도착했다.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 따로 없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랩탑이 우리 손에 들어온 날은 12월 14일이라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는 날이 12월 15일이었는데, 바로 그 전 날 이 곳에 도착한 것이다. 하나님의 타이밍이 정말 놀랍지 않은가! (안 그랬으면 오피스에 빈 책상과 의자만 있었을 뻔했다.)
  8. 랩탑을 우리 집까지 배달해주시면서 (그날따라 비도 주룩주룩 왔었는데...) 한국에서 갖고 온 스낵들과 진짜 맛있는 커피빈까지 선물로 주신 선교사님 내외분께 너무 감사했다.
  9. 처음에 랩탑을 포기했을 때의 마음은... 뭐랄까...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은 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그 바탕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공급하심은 이렇듯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그 은혜가 배가 된다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 나 스스로 할 수 있어서 하고, 할 수 없어서 하지 않고... 이런 이치와는 정반대 되는... 기꺼이 마음을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고가 쌓이고 쌓여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게 되는 것 자체가 큰 은혜임을 알게 되었다.
  10. 하나님의 인도하심에는 한치의 오차가 없다. 그분의 시간, 그분의 타이밍을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만은... 그래도 이런 작은 경험들이 쌓여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배우게 되고, 그분의 방식을 배우게 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멀지만, 그렇게 오늘도 한 보 앞으로 전진.
  11. 이제는 진짜 열심히 사는 일만 남았구나. 다시 한번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의 나아갈 길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컨펌받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당신(you all!!!)이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