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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일상으로의 복귀

Jul 30, 2018

다바오로 돌아왔다. 48시간의 긴 여행 끝이어서 그런 것일까? 집에 오니 참 좋다. 물론, 현관문도 고장 나고, 부엌 캐비닛 문짝은 떨어져 있고, 싱크에서 물이 세고, 그동안 안 보이던 개미들이 새로운 곳에 집을 지은 듯하고.... 무엇보다 unpacking이라는 엄청난 task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참~~~~ 좋다.

시차로 인해 새벽 3시에도 잠을 깨고, 억지로 잠을 청해봐도, 30분마다 깨고, 결국에는 6시도 전에 일어나게 된다. 여유롭게 커피를 내려 my favorite 잔에 담아 마시는 기분이 참 좋다.

아이들은 두 달 반동안 만나지 못했던 장난감들을 찾느라 분주하다.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만난 마냥 둘이 노닥거리며 한참을 논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은 걸리겠지만, 한동안 어디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자체로 나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 같다.

지난 두 달 반의 intense한 일정 탓인지, 긴장이 풀린 탓인지, 나와 남편이 돌아가며 아프기도 했지만, 그것도 감사하다. 일정 기간에는 안 아프고, 여기 와서 짧게 아프고 지나가서 감사하다.

이곳이 일상이 된 사실이 좀 이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슬픈 마음도 들지만... 어쨌든...

일상. 이게 이렇게도 좋은 것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