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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야기

용서 Nov 15, 2014 ride toy를 타고 놀고 있던 J가 A를 run over 한 사건이 발생했다. 실수였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 사건 수사에 나선 나. 범인 J는 순순히 일부러 그랬다고 자백한다. 나: 그럼 A한테 뭐라고 해야 하지? J: (A 앞에 서서) A, 미안해. 일부러 그랬어. 용서해줘. 음…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J: 용서 안 하면 안 돼. 나 혼자 속으로 많이 웃으면서 또 J의 마지막 멘트를 되뇌어 보았다. ‘용서’는 우리에게 옵션이었던가, 아니었던가. J처럼 용서를 구하는 입장에서 용서를 강요할 수는 없으나… 믿는 우리에게 용서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사람을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마 6:12) 용서… 안 하면 안.. 더보기
아들과 함께 빵굽기 Aug 21, 2014 J군은 내가 빵이나 쿠키를 굽거나 하면 제일 신나하면서 옆에서 이것 저것 자기도 해보겠다고 나선다. 전에는 일을 맡겼다하면 일을 더 벌리는 수준이라 쉬운 일 (계란 whisk 하기 정도) 밖에는 맡기지 못 했는데 오늘은 시켜보니 할 수 있는 일들이 제법 생긴 듯 하다. 재료도 어디있는지 잘 알아서 뭐가 필요하다 하면 여기 저기서 잘 찾아서 들고 오고, 바닐라 넣었냐, 호두 들어가냐, 옆에서 중간 점검도 엄청 꼼꼼하게 한다. 오늘은 계란 whisk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반죽을 섞는 일, 빵틀에 batter를 옮기는 일까지 잘 해냈다. 조금만 더 크면 나대신 빵을 구울 수준이 될지도 모르겠다. ㅎㅎ 오늘은 덤으로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동안에 설겆이까지 자처한다. 기름진 것들은 내가 .. 더보기
Broken iPad 아…. 한숨만 나온다. 아들 녀석이 미국에 계신 할머니랑 거의 매일 밤 스카이프를 한다. 그 나름의 효라 생각해서 하게 했는데… 오늘 침대 모서리에 앉아서 스카이프를 하다가 발을 헛딛어 떨어졌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나의 미니 아이패드가 있었다. 미국 사는 동생이 보내 준 것인데… 이제 한 3개월 사용했나? 아… 속상하다. 수리가 가능한지 알아봤는데 $219 이라고 한다. 누구한테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일인데… 난 안다. 우리는 이거 못 고친다. 어짜피 소모품이라 이런 일은 언제든 누구든 (꼭 내 아들이 아니었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오늘은 괜히 더 속상하다. 우리를 후원하는 가정이 아이패드를 후원해 준 적이 있었는데 1개월도 못 쓰고 소매치기들이 가방을 들고 튀는 바람에 도둑 맞은 적.. 더보기
잠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와 관련 재미있는 블로그를 읽게 되었다. Jun 30, 2014 5 reasons parenthood is easier when your child stops napping 이 블로그.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첫 문장에서 공감 10000%. “For the first year of my daughter’s life, I was obsessed with sleep.” 우리 부부는 J군 키우면서 잠에 대해서라면 obsession 정도가 아니라 완전 paranoid 수준이었다. 부모로서 경험이 부족해서도 있고 또 J의 성향도 한 몫했고… 우리는 매일 같이 잠과의 전쟁을 치렀다. 적어도 첫 4년 동안은. 몇 개월 전에 J의 nap time을 completely drop 하기로 결정했을 때… 사실 이래도 되나….. 더보기
Cereal: A luxury that we can’t afford Jun 21, 2014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J가 시리얼 박스를 붙들고는 이게 꼭 먹고 싶다며 초롱 초롱한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Honey Bunches of Oats. 미국에 있을 때 집에 널린 게 이 시리얼이었는데… 이곳에서는 한 박스가 무려 미화로 6불이다. 에효… J가 너무도 먹고 싶어 하는 씨리얼. 그러나 이것은 a luxury that we can’t afford. 갑자기 서글퍼진다. 오늘은 세일을 안 해서 못 사주고 혹시 다음에 세일을 하게 되면 사주겠다는 말을 하고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J도 두 말하지 않고 나를 따라나섰다. 고작 시리얼 박스 하나에 이게 뭐람. 더보기
기도: 아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Apr 3, 2014 어젯밤 수압이 낮아서 따뜻한 물이 안 나와 (더워서 찬물 목욕 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 애들은 찬물 목욕 진짜로 느무 느무 싫어한다) 애들 씻기는데 곤욕을 치른 것도 모자라 예고 없이 전기까지 끊겨서 애 먹은 생각을 하면서 “J야, 오늘도 전기 끊기면 어쩌지?”라는 말을 했는데 J의 말이 (너무도 simply) 기도하면 된단다(약간 엄마 가르치는 말투?). 기도하니까 금방 전기가 들어왔다면서 (정리하자면 대강 그런 말이었다. 정확하게 quote on quote J가 한 말이 기억이 안 난다) 한다는 말이 “그래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기도했잖아!” 그런다. 정말 그랬다. 목욕 시키지마자 땀에 젖은 아이들 보면서도 선풍기 조차 돌릴 수 없는 상황. 이 더운 날씨에 녀석들 어찌 재우나 고민.. 더보기
아들의 독특한 취향 Mar 23, 2014 마른 홍삼 넣고 영계백숙을 만들었는데 J가 그 안에 치즈와 삶은 브로콜리와 오렌지 주스를 넣어서 먹고 싶다고 한다. 이상한 맛이 예상되었지만 그러라고 했다. 대신 다 안 먹을 시에는 J의 분신과도 같은 (그의 창작 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위와 매스킹 테이프를 압수하겠다는 동의를 받아냈다. 치즈를 골라내고 소량 남기기는 했지만… 싸놔이 J는 눈물을 머금고 약속을 지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