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적 성경 읽기에 대한 고민 가끔 지인들과 안부를 주고받다 보면, 그들의 교회 목사님 설교에 대해 내 의견을 묻는 경우가 있다. 설교 내용이 어땠는지, 혹은 해석이 맞는지 물어보곤 하는데, 솔직히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 난처하다. 나도 성경 교사로서 나름의 해석이 있지만, 그것이 항상 옳다고 말할 수는 없고, 더군다나 설교는 설교자의 깊은 기도와 묵상이 담긴 결과물이기에, 내가 그것을 쉽게 평가하거나 판단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왜 이런 상황이 자꾸 반복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정말 이토록 많은 성도가 설교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성도들의 마음에 드는 설교란 무엇일까? 그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걸까? 설교라는 형식은 본질적으로 한 사람의 해석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자연히 다양한 관점.. 더보기 Bye 2024 2024년을 반추해보니, 내 삶의 여러 순간들이 떠오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남편이 부정맥으로 쓰러져 병원 생활을 했던 일이고, 그 다음으로는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일이다. 굵직하게는 이런 큰 일들이 있었지만, 세세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또 다른 의미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 (솔직히 그 전 일들을 떠올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워낙 올해 후반부 일이 임팩트가 컸어서...)2024년 전반부에는 미주 청년들과 함께 했던 온라인 계시록 성경 공부가 있었고 (이 모임은 언젠가 다시 재개하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되려나...), 온 힘을 다해 준비했던 디모데전서 2장 후반부 설교가 있었다. '여자는 잠잠하라'는 바울의 글을 놓고 깊이 공부하고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전달하기까지 얼마나 떨리고, 하고 나서는 .. 더보기 유스 수련회 지난 목요일부터 3박 4일간 청소년부 수련회를 다녀왔다. 수년 안에 꺽어진 백 살을 앞두고 청소년 수련회를 참석한다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했다. 게다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성실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상 쉬운 일이 아니다.3년을 함께 한 아이들인데, 우리의 염려와는 달리 하나님께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아이들을 자라게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그렇구나. 아이들은 또 이렇게 커가는구나. 재치 넘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참 예뻤다. 게다가 그들 틈에 내 두 자녀도 함께 있어서 나는 더 큰 특권을 누렸다.전통적인 교회의 방식이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교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왔다. 그러나 이번 수련회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 더보기 뉴스 앱 12062024계엄령 이후로 지웠던 뉴스 앱을 다시 다운받았다.할 일 많고 바쁜 와중에, 잠도 못 자고 뉴스만 보고 있는 내 자신이 참..여러모로 일도 도움이 안 되는 그분(?) 덕분에... 아, 피곤해.이번 주말이 어떻게 지나갈런지..이 와중에 소선지서 성경 공부하면서 느낀 점:여기 나오는 지도자들, 재판관들, 고위 관리들거의 21세기 한국 버전이네. ㅠㅠ자기 이익만 챙기고, 백성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 너무 똑같다.소예언서의 내용이 어느 정도는 계속 반복이다. History repeats itself.What the national leaders, priests, judges, and royal families were after was just their own good, completely.. 더보기 신뢰와 성실함으로 (하박국) An artist in my young adult Bible study group illustrated this on my 2025 planner—a beautiful reflection inspired by the Book of Habakkuk. It feels profoundly relevant in light of the overwhelming suffering and unsettling events occurring around the world, including in my homeland. While it is easy to feel drained and disheartened, I am choosing to recalibrate my focus and shift my perspective i.. 더보기 전화통화 언제부턴가 전화 통화를 잘 하지 않게 되었다.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동남아에서 10년을 살며 생겨난 버릇인 것 같다.처음 동남아로 이주했을 때는 그곳에 아는 사람이 없어 전화할 일이 없었고, 당시 전화 통화 비용도 비싸서 문자를 주로 사용하고 전화 통화는 거의 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것도 선교지에서 살다 보니 훨씬 나중 일이었다.그렇게 전화 통화는 나에게 점점 생소한 소통 방식이 되었다. 사역지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화를 거의 걸지 않을 뿐더러, 오는 전화도 잘 받지 않았다. 전화기는 늘 missed call로 가득했는데, 한참 후에야 알았다. 내 전화는 전화가 와도 소리나 진동이 나지 않도록 설정해 두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걸 안 뒤에도 세팅을 .. 더보기 무제 우울한 날. 대외적으로 바쁘고, 일도 많고, 사건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그래도 life goes on.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라고 되뇌이지만, 문득 계속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그 와중에 집에 맛있는 것도 없네.지난주 심장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던 남편이 오늘 오는 길에 뭐 사다줄까 물어본다. "붕어빵."병원 근처에 한인 마트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달달한 거 먹고 기분 좀 풀어보자.최근에 누군가 물었다. "우울한 감정이 들 때 뭘 하세요?" 내 대답은 "누워있어요." ㅎㅎ하지만 오늘은 누워있을 수 없는 스케줄. 논문 읽고, 또 글을 끄적여야 한다.이번 주 청년부 성경 공부도 준비해야 한다. 이제는 스바냐서다. 솔직히 하나도 모르는 책...오늘 하루를 살아갈 은혜를 주시기를... 더보기 reflection 선교지에서 10년을 보내는 동안, 갑작스럽게 파송 교회와의 관계가 단절되어 생활비가 끊긴 선교사님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우리도 비교적 작은 세 교회로부터 파송을 받았기에, 우리 사역이 교회에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늘 있었다. 실제로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가 이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셨다.passport country로 사역지가 옮겨지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선교지 생활비의 두 배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세 배가 되어도 빠듯한 상황이 되었다. 이전의 단순했던 재정 상황이 이곳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도전적으로 다가왔다.특히 안식년을 마치면서 미국 내에서 부모님이 계신 홈타운을 떠나 다른 주로 .. 더보기 이전 1 2 3 4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