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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래전 블로그

Despedida Dec 20, 2018 지난 화요일 우리 단체의 소박한 성탄절 파티가 있었다.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선물 교환과 게임, 그리고 평상시보다는 조금 더 신경 쓴 팟럭까지, 잠시 분주한 일상과 사역을 내려두고 함께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순서들 가운데 조금은 마음이 먹먹해 지는 시간도 있었다. 지난 10년을 함께 일해온 두 명의 필리핀 스태프를 떠나보내야 했던 despedida가 바로 그것이다. 단체의 크기도 예전보다 많이 축소됐고, 또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수년간 겪으면서 매년 paid staff를 let go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는데, 올 해는 우리 다바오 부서 소속 두 명의 직원을 보내는 힘든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지난 10년의 시간을 몇 마디의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 더보기
유다서 자료를 준비하면서 Nov 21, 2018 9월 중순 경에 맡은 성경 배경 정보 정리 작업을 아직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 남편은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대략 한 달의 시간을 출장으로 떠나 있었고, 다바오에서 혼자서 아이들과 씨름하던 나는, 적어도 일에 있어서는 그리 효과적인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중간에 J가 열흘 가까이 아프기도 했었고, 나도 아프기도 했었고, 아이들 breaks, 학교 행사, 남편 일 등등,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내가 맡은 일은 우선순위에서 아주 한참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매일 나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굳이 따져보자니 나는 여러모로 효율성에 많이 떨어지는 사람이는 결론이 나와서, 지난 며칠 좀 이상하게 다운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아무도 뭐.. 더보기
남편은 출장 중 Sep 27, 2018 남편이 워크숍 참석 차 태국 치앙마이로 떠난 지 13일째 되는 날이다. 오늘의 분주한 스케줄을 소화하다가,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진짜 너무 열심히 사는 거 아닌가?' 아침 일찍 일어나 두 녀석의 아침을 챙겨주고, 학교에서 먹을 간식 챙겨주고, 큰 애 먼저 학교에 데려다주고, 그다음에 바로 작은 애 학교에 데려다준다. 학교를 오가는 길은 chaos 그 자체인데, 아주 오래전에 사촌 오빠를 따라(정확히는 없어진 오빠를 찾아서) 가 본 오락실에서 보았던 레이스카(모토사이클이었나?) 게임이 떠오르게 한다. 게임용 차는 빠르게 달리고, 그 옆으로는 닭이 날아다니고, 소나 염소도 길을 건너고, 역주행하는 오토바이들과 느리게 가는 트라이 바이크, 쌩쌩 달리는 트럭, 그 사이에서 무단.. 더보기
시편 (4): 큰 그림 Sep 21, 2018 시편 읽기에 나름의 break through가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시작은 simply 기도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다른 말씀들 읽고 공부하면서 온 conviction이 있었고, 그냥 그 마음으로 모임을 위해서 기도했는데, 어찌 보면 그거면 충분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갈급함의 문제? 시편의 2권으로 들어가, 고라의 시편들(42-49편)을 쭉 읽어나간다. 메시야에 대한 시들을 읽으며 희미하게나마 어떤 흐름을 본다. 시편 기자가 하나님의 임재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기도는 여호와 하나님을 구원자임을 고백하고 하고 divine redeemer에 대한 갈망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릴 도시와 백성(열방을 포함하는.. 더보기
시편 (3): 큰 그림 Sep 11, 2018 "시편의 큰 그림"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글을 시작해 놓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제목이 너무 거창했나? 아... 힘들다. 모르겠다. 시편의 큰 그림. 안 보인다. 과연 볼 수 있을까? 시편 읽기가 두 달 째 진행 중인데 내 안에 뭔가 답답함을 지우기가 어렵다. 나눔도 어렵고, 이해도 안 되고, 그냥 잘 모르겠다. 시편이 이렇게 어려운 책이었나? 아니면 내가 너무 잘 읽으려고 하는 건가? 12 소선지서를 읽을 때는 그래도 각 책 사이의 어느 정도의 흐름과 연관성, 연결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시편은 그 방대한 내용 속에서 그냥 헤매고 있는 수준이다.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딱히 뭐가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난번에 쓴 글과 연결을 시켜 .. 더보기
많이 늦은 미국 방문 후기 (6) Aug 31, 2018 코스타 전체 집회에서 수요일 오전 강의를 한 경험은 나에게 말로 이루 다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말씀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은혜였고, 혼자서 했다기보다는 많은 이들의 격려와 실질적인 도움 속에서 이루어진 협업의 결과물이었다. 맡은 시간이 다가올 수록 내 마음은 평안해졌고 참으로 잔잔했었다. 코스타 집회 장소가 바뀌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앞에 섰을 때 사람들의 얼굴이 이렇게 잘 보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 할 정도록 모든 것이 클리어했다. 내가 무슨 전문적인 preacher나 강사도 아니고, 사실 어떤 대단한 delivery technique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 삼천포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 manuscript에 충실했다. 한마디로 그냥 쭈욱~~ 차근차근 읽어나.. 더보기
많이 늦은 미국 방문 후기 (5) Aug 24, 2018 이제 서서히 이 글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 학교도 시작되고, 내가 involve 된 모임들도 재개했고, 점점 바빠진다 (이 와중에 단수와 자동차 문제가 또 삶의 속도에 break를 걸고 있다). 그러니 이 글도 빨리 마무리를 짓자. 이번 미국 방문의 정점은 코스타 참석이었던 것 같다. 원래 이번 방문의 목적은 코스타가 아니었는데, 많은 분들이 코스타 사역 때문에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이해하신 듯했다. 뭐 어찌 되었든 겉으로 보기에도 코스타가 중요해 보였던 것 같다. 7월 초에 있었던 코스타 전까지 정말 미친 스케줄을 소화해 내면서, 그 사이사이에 코스타 강의를 준비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힘든 일이었다. 가족의 이해와 희생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주한.. 더보기
많이 늦은 미국 방문 후기 (4) Aug 14, 2018 내가 요즘 폭풍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것을 보니,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기는 많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푸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중에서 저널링이 나에게는 중요한 let out의 창구인데, 그걸 지난 6개월 동안 바빠서 못 했으니 쌓인 게 많은 게 맞는 것 같다. 프로세스 하고 싶었던 많은 생각들을 이제야 제대로 정리한다고 해야 하나. 좀 뒷북 같은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선교사 인생 11년 만에 나름의 counter-cultural shock을 경험했다는 말은 결국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내가 어느 정도 필리핀 생활에 익숙해진 부분이 많아졌다는 긍정적(?)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이번 방문을 마치고 사역지로 돌아와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내가 이 전보다 이 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