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 reflections & scribbles

텍스트를 넘어 콘텍스트로 지난 몇 일 동안 고열과 기침으로 아픈 두 아들 녀석들 돌보느라, 학기 말 수업 마무리하고 채점 하느라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큰 녀석만 아플 때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두 녀석 모두 아프기 시작하니 수업 준비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두 아이들의 상태가 어떨지 몰라 lead teacher에게 전 날 미리 연락을 넣어 sub을 부탁하고는 아이들 돌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 녀석은 힘이 없다고는 하면서도 제 시간에 등교를 하고, 다른 녀석은 평상시 보다는 늦게까지 잠을 자더니만, 일어나서는 학교에 가겠다고 해서 급하게 마스크 챙겨서, 따뜻한 깔라만시 쥬스를 텀블러에 담아 학교에 보냈다. 아침 시간에 밀린 수업 준.. 더보기
사과 ​남편 최고! 이것은 남편 헌정 블로그 포스팅. 선생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피곤이 쌓여서인지 잇몸이 다 부어오르고 입천장이 다 헐었다. 아침마다 사과를 깎아주는 남편. 입안이 너무 아파서 사과 먹기도 힘들다고 했더니, 다음 날 사과를 이렇게 얇게 슬라이스 해서 통에 넣어 챙겨준다. 이 블로그 페이지는 dedicated to my beloved 남편. 더보기
사사기 수업에 대한 reflection 내가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방식이 어떤 면으로는 채점이나 성적을 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 함께 공부하고 있는 사사기에 대한 정보를 주고, 해석의 옵션들을 설명해주고, 그것들을 제대로 숙지했는지 시험을 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중점을 두고 하고 있는 작업은 아이들이 성경을 읽으면서 마음껏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연습하는 것이기에... 이걸 어떻게 채점을 할 수 있나 싶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그룹 프로젝트로 에훗의 이야기를 가지고 Comic Strip을 만드는 과제를 하고 있다. Daniel Block이 에훗의 이야기를 literary cartoon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이들에게 직접 만화를 그려보라는 과제를 주.. 더보기
Helping fire victims 요즘 다바오에 화재가 잦은 편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 거라는데... 지난주에도 하루에만 큰 화재가 몇 차례 있었다. 우리 집에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가사 일을 도와주러 오는 엠마 자매가 하는 사역 지역에서 일어난 화재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연락망을 가동하고 fire victim들이 당장 필요한 물품들을 수거했다. 이불, 옷, 신발, 부엌용품, 아이들 책가방이 제일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이곳저곳으로 기부받은 물건들을 남편과 함께 픽업하러 다녔다. 낯가림이 심해서 직접 물건 나눠주러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허허.. 참.. 명색이 선교사인데... 부끄럽고만), 현지인 사역자들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딱 물건 배달만 했다. (그것도 남편이...) 이런 일을 할 때는 막 에.. 더보기
성격탓이야 중학교 아이들 수업을 하나 맡고 내 인생이, 또 가족의 일상이 완전히 바뀐듯하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 같기는 하지만... ㅋㅋㅋ) 왜 이런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 내 성격 탓이다. 뭐 하나를 하면 거기에만 매달리고 올인하고 들입다(?) 파는 스타일인 나는, 아예 뛰지 않으면 모를까, 한번 내닷기 시작하면 전력 질주를 하는 것 같다. 왜 그런 것일까 또 생각을 해보니, 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완벽주의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럴 리가. 난 완벽을 추구한 적이 없다. 그냥 내 실력 이상의 일을 해야 하니까 늘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거 같다. 학창 시절에도 내 실력 이상으로 성적이 좋았던 이유도, 지금 생각해보니 똑똑해서가 아니라, 그냥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서 그.. 더보기
청소년부 수련회 어제 중고등부 수련회 잘 섬기고 왔습니다. 세상 무서운 것이 중고등부 수련회였네요. 아무리 탁월하고 빵빵 터트리는 강사라도 중고등부 모임에 가면 상처 입고 온다는 말이 그냥 하는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 시작 전에 순간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벽 보고 얘기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많이 앞섰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worst는 아니었고, 말씀을 귀 담아 듣는 의외의 학생들이 몇몇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하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다 끝나고 나니, 이럴 때 기 빠졌다는 말을 쓰나 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집에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 못할 정도의 피곤함과 heaviness in heart가 있었습니다. 제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니었고요, 아이들이 처한 상황이.. 더보기
의식의 흐름을 따라... 오늘 드디어 사사기 1-2장의 내용으로 진도를 뽑았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온전히 정복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한 하나님의 diagnosis인 2장 1-3절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Judges 2:1–3 (ESV) 1 Now the angel of the Lord went up from Gilgal to Bochim. And he said, “I brought you up from Egypt and brought you into the land that I swore to give to your fathers. I said, ‘I will never break my covenant with you, 2 and you shall make no covenant with the inhabitants .. 더보기
갑자기 선생이 된 배경 지난 4월 경에 학교 교장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당시 중학교 성경 수업을 담당하고 있던 선교사 가정이 후원 문제에 부딪혀 급작스러운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서, 당장 새 학기부터 중학교 성경 교사 자리가 공석이 된 상황이 된 것이다. 교장과 중학교 lead teacher사이에 미팅이 있었고, 내 이름이 언급이 되었던 모양인데 지난해에 중학교 아이들에게 아주 짧게 히브리어/헬라어에 대해 exposure의 기회를 제공하는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이들의 평이 좋았던 것 같다. (그래 봤자 학생이 4-5명밖에 없었지만… ㅎㅎ) 사역적인 진로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기도하던 중에, 또 당시 묵상하고 있던 말씀(And he said to them, “Therefore every scribe who h..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