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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선교사 미주 한인 1.5세가 해외 선교사로서 부모와 형제를 떠나는 과정에는 또 다른 종류의 믿음을 필요로 한다. 내가 떠난 후에도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늘 도움이 필요한 1세 부모님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큰 도전이다. 부모님 가까이에 형제가 살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형제에게는 평생을 두고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앉고 사는 선택이기도 하다. 사실 나에게 그 믿음이 있었기에 우리가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믿음은 떠나고 난 후에 비로소 요구되었었고, 배워나가야 했던 부분이었다. 부끄럽게도 내가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때 난 여전히 immature 했었고, 이기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변에 1.5세 선교사들이 많이 없나? 착한 1.5세들.) 늘 씩씩하셨던 우리 부모님은 내가 (또는 동.. 더보기
아이들의 기도문 한국어가 모국어인지 영어가 모국어인지 애매한 경계에 있는 아이들(multi-lingual이라고 해도 되나?). 아직까지 매일 성경은 한국어로 하고 있는데 (중간에 잠시 영어 버전 시도했으나 다시 한국어 버전으로 돌아옴, 쓰기를 제일 싫어하는 아이들이 힘겹게 쓴 기도문을 읽는 재미가 솔솔 하다. 기도문 쓰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길래, 그러면 성경 본문 내용으로 기도를 해보라고 했더니, 본문 말고 본문을 설명한 내용을 읽고 기도문을 쓰는 것 같다. 그게 어디냐... 해야 하는 것인지. ㅋ 어쨌든 매일 안 빼먹고 하려고 하는 노력은 가상. 나보다 나음. #매일성경 #본문내용으로 #기도문 #이와중에 #핸드폰을주세요 더보기
안식년 기간 동안 하고 싶은 일 올해 말까지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해보자. 에스겔 강의 듣기 (다니엘 블록 교수)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 읽기 (짧고 쉬운거 순으로) 페미니즘 관련한 책들 읽기 더 이상 안 읽는 책들 동네 도서관에 기부하기 가을 되면 apple picking 가기 아이들 레고 정리해주기 디씨 미술 박물관 다녀오기 창고 정리 (대학/대학원시절 노트 정리) 블랙 프라이데이 때 커피 머신 건지기 계속 해서 de-cluttering 하기 쓰고 보니 다 공부, 책, 정리.. 뭐 이런거 관련된거네. 아니면 쉬운 outing. 더보기
Re-entry중입니다. (1) 미국으로 돌아온 지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지, 이제 겨우 두 달 조금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돌아와서 시차 적응이라는 것도 없이 바로 현지 시간으로 생활이 가능했더 우리 네 식구. 태평양을 넘나드는 수많은 여행 중에 이런 적도 처음이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다 기록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그래도 뭔가를 남겨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 도착해서 시차 적응도 빨리 할겸 바로 이사 모드로 들어갔다. 부모님 댁 지하에서 temporary로 (아니면 무기한?) 살아야 하기에 우리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16년 전 결혼할 때 장만해주신 침대와 침실 가구 등을 옛날 내 방에 그대로 두고 갔었는데, 이번에 지하로 옮겼다. 창고에 15년 넘게 stored 되어.. 더보기
Queen Esther 부모님과 이모, 이모부를 모시고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Sight & Sound Theatre를 다녀왔다. 올해 공연은 Queen Esther였고, 사실 막 당기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Samson과 Noah 이야기는 직접 가서 봤고, Jesus는 팬데믹 중에 무료로 풀린 녹화본으로 본 경험이 있기에,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경의 서사를 풀어가는지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기 때문에, 솔직히 에스더를 한다고 했을 때 망설여졌다. 그래도 정말 오래간만에 어른들 모시고 마실 가는 것이 나쁘지 않을 듯하여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 여성의 이름을 걸고 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이 서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갖고 공연을 봤던 것 같다. 와스디를, 에스더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 더보기
Conference seminar (기도 후원 그룹과 나눈 글) 기도해주신 덕분에 지난 월요일 노동절에 있었던 버지니아 지역 교회 청년부 컨퍼런스에서 두 번의 세미나 진행을 잘 마쳤습니다. "정체성, 소명, 그리고 일상: 성경적 여성으로 살기"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고, 정확한 숫자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대략 50명 안팎의 청년들이 참석을 했던 것 같습니다. 주로 자매들이 사인 업을 하고 참여를 했는데, 형제들도 대여섯 명 정도 함께 했습니다. 교회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과 그것을 지지하는 성경 해석 방식은 다양한데, 한국과 미국의 교회가 지지하는 해석은 성경이 여성을 해방하기 보다 억압하는 방식으로 성경의 내러티브를 풀어가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어떻게 너무 큰 충격 없이 나눌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 더보기
Thank you! 14 years ago today, (구) 워싱턴 나들목 교회를 통해 우리 가족은 선교사 파송을 받았다. 결혼을 하고 개척 멤버로서 섬겼던 교회다. 그 후로 우리는 사역지에서 두 번의 텀을 마쳤고, 지금은 안식년을 맞아 미국으로 돌아온 지 아직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휘몰아쳤던 지난 몇 개월의 시간.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는 이곳에서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살았던 집의 뒷마당이 보인다. 아빠가 오래 전에 심은 과일 나무에 열매가 열리고, 사슴, 다람쥐, 여우가 다니는 우리 집 뒷마당. 타임슬립을 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 season을 process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6월 마지막 주일에는 우리를 파송했던 교회의 closing 예배가 있었.. 더보기
한국 방문과 격리 5일째. 한국에 도착한 지 벌써 5일째. 그리고 내가 눈 빠지게 기다렸던 14일 격리. Yes, I was looking forward to this. 이 기간이 긴 것 같아도 우리에게는 빠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 다른 약속 없이 집에서 급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어서 좋은 부분도 있다. (물론 working mode 스위치가 꺼져서 시동을 거는 게 쉽지는 않은 듯하기도 하지만...) 맛있는 거 먹고, TV 보고, 게임하고, 책 읽고... 이렇게 매일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한편으로 신나 보이기도 한다. 지후가 말하기를, "this quarantine will be like a breeze."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다바오에서 지난 1년간 격리 비슷한 시간을 보냈던 아이들이니, 집에만 있.. 더보기